‘검·언 유착’ 의혹 검사장 “손 써줄수 있다, 만나라” 취재 독려…채널A 진상보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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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자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여기서 해당 검찰 고위 간부가 기자에게 "손을 써줄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채널A는 오늘(25일)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한 53쪽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채널A는 지난달 1일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해왔습니다.

채널A는 보고서에서 당사자인 이 모 기자의 신라젠 관련 취재가 자발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먼저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10일 채널A 이 모 기자는 후배 기자에게 전화해 검찰 고위 간부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 기자는 통화에서 "(해당 검찰 간부가 말하길) '(제보자를) 만나봐 봐, 내가 수사팀에 말해줄 수도 있고'라고 했다"면서 "자기가 되게 손을 써줄 수 있다는 식으로 엄청 얘기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기자는 "(해당 검찰 간부가 말하길) '일단 그래도 (제보자를) 만나보고, 나를 팔아'라고 했다"라고 후배 기자에게 전했습니다.

이 기자는 후배 기자와의 통화에 포함된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를 거부했다고 채널A측은 밝혔습니다.

또 이 같은 정황까지는 조사됐지만, 이 기자와 검찰 간부의 직접 통화녹음 파일은 이번 조사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초 해당 검사장과의 통화를 인정했던 이 기자는 이후 변호사를 통해 이를 부인한 상탭니다.

특히 이 기자는 검언유착 제보자 지 모 씨에게 2번째 만남에서 보여준 녹취록에 대해 "100% 거짓"이라며 날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이 기자는 "그냥 창작이다. 고도의 뭘 요하는 것도 아니고 법조 출입 6개월 하면 5분이면 만드는 창작"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당초 해당 녹취록에는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 줄 수는 있어" 등 유착 의혹을 살 만한 언급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기자가 지 씨와의 3번째 만남에서 들려준 녹취파일도 당사자를 밝힐 물증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기자가 취재용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초기화했고, 조사위원회가 데이터 복구에도 나섰지만 실패했다는 설명입니다.

조사위원회는 이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강조해 통화 녹음파일을 들려줄 수 있다고 제안'하는 등 취재윤리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널A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