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노 전 대통령, 자기편에 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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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사태 바로잡아라”
‘노무현’ 언급하며 여 비판
야권발 정계개편 겨냥한
‘존재감 높이기’ 전략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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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8)가 ‘윤미향 사태’에 침묵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일갈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명한 대여 비판으로 야권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자기편에 너무나도 철저하고 엄격한 분이셨다”며 “그분이 살아계셨다면 지난해 조국 사태와 지금의 윤미향씨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셨을까. 아마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일갈하시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노무현정신의 계승자를 자처한다면 이제 조국에서 벗어나고 윤미향씨 문제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력을 이용해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의 실체적 진실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안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민주당을 비판한 것을 두고 4·15 총선 이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미래통합당과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도 이 같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는 미래통합당에 ‘주홍글씨’로 남아 있다. 노 전 대통령 이름 자체를 거론하기 쉽지 않다. 반면 안 대표는 보수 야권 지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KBS 라디오 <열린 토론>에 나와 “나는 야권이다. 보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동의하는 어떤 당과도 손잡아야 하는 것이 국회의 작동 원리”라며 통합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4일에는 야권 전체가 모여 ‘합동 총선평가회’를 열고 총선 평가와 함께 혁신 경쟁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4·15 총선에서 참패하고,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까지 상실한 안 대표가 통합당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꾀하려 한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안 대표와 통합당을 아우르는 야권발 정계개편이 당장 가시화할지는 미지수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