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치원생 확진자 발생…인근 초등교·유치원 등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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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학원 강사에게 감염…유치원 긴급돌봄 계속 이용
학원 수강생 전수검사…미술강사 이동동선은 조사 중
시교육청 “방역당국과 논의 거쳐 등교 여부 최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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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 검사 기다리는 유치원생 태운 차량들 서울 강서구의 한 유치원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5일 관내에 위치한 이대서울병원에 ‘유치원’이라고 쓰인 종이를 부착한 차량들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고2·중3·초1~2·유치원생의 등교수업 시작을 이틀 앞두고 서울 강서구에서 유치원생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인근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교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미술학원 강사에게 감염된 이 유치원생은 긴급돌봄 이용을 위해 유치원에 계속 등원했던 것으로 확인돼 다른 원생으로의 ‘n차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방역당국과 논의해 인근 학교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25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미술학원 강사 ㄱ씨의 수업을 수강한 유치원생 ㄴ군(6)이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공항초를 비롯한 인근 초등학교 5곳과 ㄴ군이 다니는 유치원 등 유치원 10곳은 26일까지 긴급돌봄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미술학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학원 5곳과 교습소 8곳도 휴원 조치했다.

미술강사 ㄱ씨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학원에서 ㄴ군을 포함한 학생 35명을 대상으로 미술 수업을 하고 동료 강사 3명과 접촉했다. 교육청은 ㄱ씨가 마스크를 착용했고 방역 원칙에 따라 환기와 거리 두기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 학원 전체 종사자 및 수강생 113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까지 80명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왔으며, ㄴ군을 제외하고는 모두 음성이지만 아직 잠복기가 있어 좀 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ㄱ씨의 감염경로 및 이동동선은 현재 역학조사 중인 단계로, 아직까지 이태원 클럽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ㄴ군이 다닌 유치원은 원생 정원이 총 280명으로, 이 중 170명의 원생과 교사가 긴급돌봄으로 등원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서구 관계자는 “ㄴ군과 같은 반에서 생활한 원아는 모두 25명이며, 현재 모두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시교육청은 인근 유치원 10곳에 대해서는 등교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들에 27일 이후 원격수업 관련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유아교육진흥원과 함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인근 학교에 대해서는 접촉자들의 진단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등교수업 재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결과가 26일 오전까지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등교개학에 대한 최종 결정 역시 26일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의심자나 밀접 접촉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원격수업 전환이 가능한 단계가 아니다”라며 “원칙적으론 교내 확진자가 나와야 등교중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추후 보건당국과 논의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3 등교일이었던 지난 20일에도 고교생 확진자가 2명 발생한 인천에서 5개구 66개 고등학교가 등교한 학생들을 전원 귀가 조치한 바 있으며, 경기 안성시에서는 학교 밖 지역 감염 우려로 9개 고교가 문을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