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언제 터질지…해운대 신도시 노후 온수관 전면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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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불안에 떤 파열 사고 ‘이음부 구멍’ 찾아 10일 만에 복구
부산시, 연 10여건씩 발생…2024년까지 88곳 굴착 교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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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도로 밑에서 수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노후화된 온수관 파열이 원인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의 지역난방 열수송배관(온수관) 파열로 수증기가 배출되는 사고가 일어난 지 10일 만에 복구공사가 완료됐다. 노후 온수관이 사고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중장기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부산환경공단은 전날 오후 8시쯤 해운대구 좌동 양운초등학교 사거리 앞 온수관 보수공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도로에 매설한 온수관이 오래돼 용접 이음부에 구멍이 난 것이 확인됐다.

온수관 파열 사고는 지난 14일 발생했다. 환경공단은 화상 장비 등을 이용해 점검하던 중 해당 지점에서 온수관 이상을 감지하고 곧바로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계속해서 도로 밑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주민들은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 일대 주민들은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치솟아 놀랐다”며 “온수관이 지나는 곳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폭발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해운대 신시가지는 1996년 입주를 시작했으며 온수관을 매설한 지 24년이 흘렀다. 온수관의 길이는 74㎞에 달한다. 이번 사고가 노후 온수관 때문에 발생한 사실을 확인한 부산환경공단은 2024년까지 온수관 이음 부위 88곳을 굴착해 노후화를 진단하고 예방적으로 교체작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수관은 물 안에 산소가 있어 부식이 자주 발생하는 상수도와는 달리 용존 산소를 뺀 온수가 지나가기 때문에 정해진 사용 연한은 없다고 부산환경공단은 설명했다.

그러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조성한 계획도시마다 매설된 온수관이 노후화하면서 사고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 부산환경공단은 올해 초 조사에서 배관 온도가 다른 곳과 미세하게 차이가 나는 7곳을 감지해 4곳은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이번 사고까지 합치면 올해에만 5건이다.

온수관 배관 보수는 2016년 13건, 2017년 10건, 2018년 12건, 지난해 10건 등으로 최근 수년간 해마다 1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

2018년 12월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노후 온수관이 터져 사망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9년 12월에도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서 온수관이 파열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환경공단 관계자는 “온수관이 점점 노후화할수록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순찰을 강화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