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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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정의연 비판’ 2차 기자회견…윤 당선인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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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인터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2차 기자회견을 하다 고개를 숙인 채 기침을 하고 있다. 대구 | 김창길 기자

위안부 피해 증언은 듣지도 않아
정신대 피해자 운동과 구분 필요
윤미향과 화해? 용서한 적 없어
정의연 “마음 아파” 입장문 안 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의혹 문제 등을 제기하며 수요시위 불참 의사를 밝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대구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지난 7일 대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연 지 18일 만이다. 전 정의연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40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 이후 불거진 정의연의 회계상 부실 의혹 등은 검찰의 몫으로 넘겼지만, 향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 방향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을 향해서는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사전 작성한 입장문에서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가 수십년간 위안부를 이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대협이 (근로)정신대 문제만 활동해야지 생명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를 무슨 권리로 이용했느냐”면서 “정대협이 위안부와 정신대를 뒤섞어서 (활동했기 때문에) 일본이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았다. 이것을 반드시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30년을 같이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사리사욕을 채워서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나갔다”면서 “(국회의원 사퇴는)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 30년의 점검과 변화의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그는 “데모(시위) 방식을 바꾼다는 거지 끝내자는 건 아니다”라면서 “학생들이 결국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에, 일본이 왜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교류하고 교육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수요시위를 이어가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할머니 측은 이날 내외신 취재진이 몰리자 회견 장소를 2차례나 변경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기자회견에 대해 정의연 측은 “마음이 아프다. 저희가 할머니 기자회견에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