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등교수업 눈앞인데 학부모는 혼란…“학사 운영 어떻게 하나” 전화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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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 학교장 재량에 맡겨
등교 일수·방법 제각각

워킹맘 ㄱ씨는 25일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등교수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까지도 학사 운영을 어떻게 할 계획인지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내일 학부모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려야 등교 일정이 확정된다”고 답했다. ㄱ씨는 “옆 학교는 학급별로 7명씩 나눠 요일별로 등교하던데 우리는 일정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ㄴ교사는 이날 학부모들의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 이 학교는 사전에 전 학년의 주 5일 등교를 공지해 놓은 상태였다.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 전 학년 동시 등교수업을 택한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전날 수도권 등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지역의 경우 전교생의 3분의 2 이상이 한꺼번에 등교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ㄴ교사는 “우리도 언론을 통해 교육부 방침을 접했을 뿐 아직까지 교육청에서 공문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일단 학부모들에게는 예정대로 매일 등교하되 수정된 지침이 내려오면 그에 따라 수업 운영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만 안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초1~2학년을 포함해 유치원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등의 등교수업을 이틀 앞두고도 학교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나 고3·중3 등 입시 준비 학년을 제외한 전국 학교 대부분이 주 1~2회 등교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등교수업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거나 이미 공지한 등교 일정 변경을 고민 중인 학교들도 적지 않다.

등교 학생을 최대한 분산하겠다는 교육당국 지침과 달리 매일 등교를 결정한 학교들도 있다. 서울지역의 한 초등학교 ㄷ교사는 “교육당국이 처음에 고3뿐 아니라 온라인 원격수업 적응이 어려운 초1~2학년도 매일 등교수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해서 학부모 의견수렴을 거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교육부가 고2 이하는 주 1회 등교수업을 하라고 지침을 바꿨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교육당국은 학교와 지역마다 학생 규모와 여건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들어 수업 운영방식 결정을 학교장 재량에 맡겼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 없는 지침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교육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방역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감염 확산 통제 수준에 따라 예측 가능한 등교 기준을 제시했다면 지금 같은 혼란은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