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기자회견 마음 아파…더욱 최선 다해 활동할 것"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에 입장문 대신 '설명자료' …일부 내용 반박
"'위안부' 피해자 명예 훼손당하지 않는 날 오도록 최선다할 것"
by 서유근 기자입력 2020.05.25 21:18 | 수정 2020.05.25 21:57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25일 기자회견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설명자료’ 형식으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정의연은 그러면서 “더 이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더욱 더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후 7시 19분쯤 홈페이지에 ‘5. 25. 정의연 설명자료’라는 제목의 문서를 올렸다.
정의연은 설명자료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았다”며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했다. 이어 “30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정의연은 “몇 가지 부분에서 기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자료를 내고자 한다”며 설명자료를 통해 이용수 할머니의 일부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앞서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30년 동안 재주를 했고, 그 돈은 되사람(되놈)이 받아먹었다”며 정의연과 전신인 정대협, 정대협 대표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할머니 앉혀갖고 증언 한 번 받지 않았다”며 “그런데 밥 먹고 어디 다녀오면 ‘어디 갔다 왔습니까’ 하더니 (정대협이) 그걸로 책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대협이) 그 책을 6500원에 팔았다. 나는 몰랐다”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문제의 책은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증언집’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은 증언집 1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에 수록돼 있다”며 “1990년대 ‘한국정신대연구회’의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의 채록이 이뤄지고, 정대협과 한국정신대연구소 공동저작물로 증언집이 출간되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기에 급급했고 피해자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가해자들의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자신들의 피해성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불법성, 피해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가해자에 맞서기 위해 피해자들의 증언 중 일부가 변화되는 과정이 나타나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인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의연은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며 “일본 우익과 역사 부정주의자들이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악용되고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라고도 했다.
또한 “오늘 할머니께서 세세하게 피해사실을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며 “가해자들이 하루 빨리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법적책임을 이행하여 더 이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정의연은 더욱 더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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