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1년 징계 확정...이르면 내년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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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20:01 | 수정 2020.05.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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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강정호 / 연합뉴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 프로야구 무대를 다시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강정호가) 과거 도로교통법 위반 사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리그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던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면서 법원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야구 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지른 선수에게 최소 3년의 유기 실격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강정호는 3년 이상의 징계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상벌위는 강정호가 2009년, 2011년, 2016년에 세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됐기 때문에 2018년 만들어진 현행 규정을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KBO는 “과거 미신고했던 음주운전 사실과 음주로 인한 사고의 경중 등을 살펴보고, 강정호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국내 구단과 계약 후 1년 동안은 경기 출전 및 훈련 참가 등 모든 활동을 할 수 없다. 또한 봉사활동 300시간을 이행해야 실격 처분이 해제된다. 강정호의 징계는 임의탈퇴 복귀 후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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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강정호의 징계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 연합뉴스

이제 강정호의 국내 복귀 여부는 키움 구단의 손으로 넘어갔다. 강정호가 국내로 복귀하려면 키움과 계약해야 한다. 빅리그 진출 당시 FA가 아닌 키움(당시 넥센)에서 임의 탈퇴된 신분이었기 때문에, 키움이 보류권(국내 리그 다른 팀에서 못 데려가게 막을 권리)을 갖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강정호 측에서 공식적인 임의탈퇴 해제 요청을 구단을 통해 한 것이 아니다”라며 “구단에 임의탈퇴 해제 요청과 입단 요청을 공식적으로 해오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로서는 강정호의 입단과 관련해서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강정호 상벌위의 징계 수위가 결정된 뒤 에이전시를 통해 별도의 사과문을 냈다. 강정호는 “먼저 제 잘못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가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그래도 다 씻을 수 없는 잘못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고 이후에 저는 모든 시간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며 “팬들이 느끼신 실망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며 세상에 지은 제 잘못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했다”고 했다.

강정호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던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이제서야 바보처럼 느끼고 있다”면서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없는걸 알지만,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 야구장 밖에서도 제가 저지른 잘못을 갚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정호의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야구 선수 강정호입니다.
먼저 제 잘못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그래도 다 씻을 수 없는 잘못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2016년 12월 사고 이후에 저는 모든 시간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저를 응원해주신 팬들이 느끼신 실망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며 세상에 지은 제 잘못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했습니다.

그 동안 야구가 저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던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이제서야 바보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없는걸 알지만,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습니다. 야구장 밖에서도 제가 저지른 잘못을 갚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제 잘못으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에게 마음에 큰 빚을 짊어지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야구선수 강정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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