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학습 해야하나" 등교 앞둔 초등생 학부모 '불안'
by NEWSIS울산 맘카페 등 하루에도 몇건씩 가정학습 신청글 잇따라
시교육청 1~2학기 각각 15일씩 총 30일 출석 인정
학부모들 "사태 지켜본 뒤 등교 여부 결정"
27일 울산 유치원·초등 1~2, 중3·고2 총 5만8000여명 등교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양모(38·여)씨는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자녀의 등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스럽다.
양씨는 "아이는 학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부모의 마음은 보낼수도 안 보낼수도 없는 막막한 심정"이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학교에서 온 가정학습 신청서만 쳐다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학부모들은 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등으로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코앞으로 닥친 어린 자녀들의 등교수업을 걱정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학교 안전도우미 등을 운영해 학생 보호 방역 활동을 지원하고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 등을 강화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지역 맘카페 등에는 가정학습 신청 여부를 묻거나 신청했다는 내용의 글이 하루에도 몇건씩 올라오고 있다.
북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정모(40·여)씨는 "저학년 아이들은 쉬는 시간 서로 몸으로 놀면서 장난치기 바쁜데 거리두기 같은 안전수칙을 지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2주 정도는 지켜보면서 가정학습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도 등교수업이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이모(37)씨는 "날씨도 점점 더워지는데 어른도 답답해하는 마스크를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쉬는 시간과 등·하교 시간까지 제대로 쓰기 힘들다"며 "방역 지침 준수하라는 교사의 지시를 학생들이 무시했을 때 제재하는 방법이 없을뿐더러 혹여나 그 과정에서 체벌 문제로 비화될까 걱정스럽다"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등교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일 때 학생들에게 '가정학습'을 사유로 한 교외체험학습을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울산시교육청의 경우 1학기 15일, 2학기 15일 총 30일 내에서 가정학습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울산에서는 오는 27일 유치원 1만6867명, 초등 1~2학년 2만2240명을 비롯해 중3 9281명, 고2 1356명 등 총 5만8000여명이 등교한다. 지난 20일 등교한 고3은 1만7명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주 고3 등교수업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27일부터는 심각하게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라며 "가정과 학교의 협력체계를 통해 신속, 정확한 조치들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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