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상 발생하면 과수원 문닫아야...충북도 과수화상병 급속 확산
충주, 제천 등 사과 과수원 34곳 발생
꽃 시들고 1년 안에 나무 고사시켜
by 신정훈 기자입력 2020.05.25 19:12
충북지역 사과 과수원 34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지난 22일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확산 추세가 빨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배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병에 걸리면 불에 탄 듯 꽃이 시들고 줄기와 잎이 갈색으로 변하고, 1년 안에 나무를 고사시키는 국가 검역병이다.
25일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충주 27곳(산척면 22곳, 소태면 5곳), 제천 2곳(백운면) 등 29곳이 이날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22일 충주 4곳, 제천 1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후 무더기로 추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써 충북 도내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은 34곳으로 늘었다.
문제는 이날까지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100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중 60곳이 충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한 간이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7곳은 음성으로 나왔지만, 아직 간이검사가 진행 중인 농가는 33곳에 이른다.
또 농진청에서 정밀진단검사가 진행 중인 곳도 26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도 농업기술원에서 간이검사를 진행해 양성으로 확인되면 농진청에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농진청 검사결과도 양성으로 나오면 해당 나무를 뿌리째 뽑아 땅에 묻고 과수원도 폐원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과수원 전체에서 발생한 나무가 5% 미만이면 가지와 인접나무를 제거하고, 5% 이상일 경우에만 폐원하도록 지침이 바뀌었다.
그러나 과수화상병이 확인된 농가 34곳은 발생률이 5% 이상이어서 모든 사과나무를 매몰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진청은 올해 발생이 예전보다 빨라 확산이 우려됨에 따라 과수화상병 발생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또 대책 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조기 예찰과 신속 방제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조기 차단에 노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겨울 높은 기온으로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화상병 발생 시기도 1주일 정도 앞당겨졌고, 최근 잦은 강우와 개화기 벌에 의한 꽃 감염 등이 발병 주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북도 농기원 관계자는 “의심 나무가 발견되면 자체적으로 제거하지 말고 즉시 지역 내 농업기술센터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 발생한 후 매년 되풀이되고 규모도 확산추세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충주 76곳, 제천 62곳, 음성 7곳 등 145개 과수원(88.9㏊)에서 화상병이 발생했다. 피해보상금은 270억 20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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