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베를린 폭격 생존 84살 악어 모스크바서 숨져
베를린 폭격 생존 84살 악어 모스크바서 숨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베를린 폭격에서도 살아남은 악어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동물원에서 84살로 숨졌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23일 '모스크바 동물원'이 한 악어가 숨졌다는 이례적인 성명을 냈습니다. 이 악어의 이름은 '새턴'(Saturn)입니다.
동물원 측은 성명에서 미시시피 악어 새턴이 고령으로 숨졌으며, 나이는 84살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야생에서의 이 악어의 평균 수명은 30~50살이라면서, 84살은 존경할 만한 나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물원 측이 한 악어의 죽음에 성명을 낸 건, 단지 이 악어가 장수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베를린 거쳐 모스크바로
영국 BBC방송과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악어는 1936년 미국에서 태어난 직후 베를린 동물원에 기증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11월 베를린이 폭격당할 때 동물원을 탈출했다고 합니다.
1946년 이후 모스크바 동물원서 지내
이후 3년 뒤인 1946년 영국 병사에게 발견된 이 악어는 소련 측에 넘겨져, 1946년 7월 이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지내왔습니다. 탈출 후 3년 동안 이 악어가 어떻게 지냈는지는 미스터리라고 동물원 측은 설명했습니다.
동물원 측은 새턴을 74년간 돌봐온 것은 명예로운 일이었고, 매우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새턴을 돌봐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새턴이 식성이 까다로웠고 사육사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새턴이 솔로 마사지 받는 것을 좋아했으며, 화가 나면 먹이 공급용 쇠집게나 콘크리트 장식들을 이로 부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