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에 제재 카드…대중국 압박 강화(종합)
by NEWSIS홍콩인권법 거론…"고도의 자치권 증명 어려울 것"
"중국, 경제 건립 금융 시장에 의존…시진핑 타격"
[서울=뉴시스] 김난영 김예진 기자 = 미 백악관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에 '제재 카드'를 꺼내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NBC '밋더프레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과 관련해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중국과 홍콩에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1992년 홍콩정책법과 2019년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하에서 그들(중국)이 그런 일을 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증명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홍콩인권법은 국무장관이 매년 의회에 홍콩 자치 상황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이 강행될 경우 해당 보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대중국 제재 실효성에 관해선 "중국은 경제 건립과 중산층 성장을 위해 세계 다른 부분의 자본에 의존한다. 그들은 유동성과 금융 시장에 의존한다"라며 "그들이 홍콩을 통해 이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엔 실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아울러 "만약 중국이 (홍콩을) 장악한다면 홍콩이 어떻게 아시아 금융 센터로 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라고 했다. 또 홍콩 내 글로벌 기업에 관해 "그들이 머물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홍콩 내 기업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법이 있고, 자유 기업 시스템이 있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다는 게 그들(기업)이 홍콩으로 간 이유 중 하나"라며 "그곳엔 민주주의와 현지 입법부 선거가 있었다. 만약 그런 게 사라진다면 금융 공동체가 그곳에 머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라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홍콩 시민은 영국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곳으로 대피할 수 있다. 그들은 중화인민공화국과 공산당의 지배를 받으려 홍콩에 머물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이 법을 절차를 거쳐 도입한다면 큰 실수고, 홍콩 시민에겐 매우 곤란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날 CBS '페이스더네이션'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법안 제정에 관해 홍콩 특별 지위 박탈 가능성을 거론, "중국 공산당의 선택지"라며 "그들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홍콩이 아시아 금융 센터로 남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발언했다.
한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홍콩 문제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중국 비판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이건 중국에 의해 퍼진 바이러스"라며 "체르노빌처럼 언젠가 HBO 쇼로 다뤄질 은폐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중국 당국의 은폐 내용에 대해선 "바이러스 은폐"라며 "중국은 지난해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란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에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라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들은 기자들을 쫓아내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관들을 들여보내지 않았다"라며 "여전히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 정부의 누가 그랬는지 모르지만, 공산당이든 지방 정부든 중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진짜 정보가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미국과 세계 전역에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됐다"라며 "그건 은폐였고, 결국 우리는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다만 "폐쇄된 공산주의 사회에선 그러기가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선 "대통령은 심각한 발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틀 이내에 중국발 여행을 차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며 "우린 중국이 우한에서 사람들이 이동하도록 계속 허용하리란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일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저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관련 정보를 은폐했다는 논리다. 여기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양국 간 패권 갈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이 예민하게 여기는 홍콩과 대만 문제까지 들고 나오면서 양국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홍콩에선 보안법 제정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중심가 코즈웨이 베이 지역에서 24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집회를 벌여 최소 18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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