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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지난 23일 오후 구의역 스크린도어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 벽에 시민들이 손편지를 붙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사설] ‘구의역 참사’ 4년, 여전히 안 지켜지는 ‘2인1조’

오는 28일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많은 시민들이 현장에 달려가 애도했고, 참사의 구조적인 원인이 공론화되면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힘겹게 정규직화됐다. 그러나 25일 보도를 보면, 그 뒤로도 일부 노선에서 스크린도어 정비의 철칙인 ‘2인1조’ 안전수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제의 노선은 서해선(부천 소사역~안산 원시역)이다. 서해선은 스크린도어 정비뿐 아니라 승강기·소방시설 점검 같은 모든 역무 관련 업무에서 2인1조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핵심 이유는 역시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서해선의 ㎞당 인원은 서울교통공사 직영 노선의 10% 남짓에 불과하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지난해 4월 안산 초지역에서는 초등학생에 의해 스크린도어가 맥없이 열리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스크린도어를 고정하는 부품이 고장나 있었지만, 인력 부족 탓에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참사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

서해선은 국토교통부가 민간 시행사인 이레일에 위탁하고, 이를 서울교통공사가 다시 자회사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김포도시철도, 서울지하철 9호선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들 노선은 인력 부족과 대형 사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럼에도 서울교통공사는 수익을 좇느라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단계 위탁 구조’를 방치한 채 지하철 안전을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앞으로는 하청업체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면서 뒤로는 다시 자회사를 늘리고 인력은 줄이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도 안전할 수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직영 전환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