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강제추행' 혐의 적용 검토
지위 이용한 성추행보다 처벌 무거워
경찰, "조사에서 정황 상당히 확보"
by 박주영 기자입력 2020.05.25 18:54 | 수정 2020.05.25 19:05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 등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은 25일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처벌이 무거운 강제추행에 무게를 두고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종전 이 사건과 관련, 오 전 시장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 왔다.
이 특례법의 ‘위력에 의한 추행’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으나 형법상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강제추행’은 더 무거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조항의 ‘폭행’, ‘협박’은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 갑자기 뒤에서 껴안는 행위도 포함하는 등 상당히 폭넓게 적용되는 것으로 법조계에선 알려져 있다.
경찰은 그동안 피해자·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오 전 시장의 범행이 시장이란 지위를 이용한 추행이라기보다는 강제추행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 전 시장과 피해자 측의 진술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점 등으로 볼 때 사실관계에 대한 법리 적용에 오 전 시장 측과 공방이 있을 것이란 얘기도 경찰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2일 비공개 소환 조사에서 성추행 혐의는 대부분 시인했으나 이 사건 무마와 총선 과정 중 은폐, 또 다른 성추행 등 의혹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소환 조사 후 귀가하면서 취재진을 상대로 잠시 가진 입장 표명 자리에서 다른 성추행과 관련, “그런 일은 알지 못한다”며 의혹을 부정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추가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판단이 끝나는 대로 2차 소환 또는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직권남용 등의 사건의 경우 자료와 관련자들의 진술들을 종합 분석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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