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빌려준 산은, 3000억원어치 대한항공 신주 담보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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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18:30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이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긴급지원하기로 한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을 위해 3000억원어치 대한항공 신주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25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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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7월 열리는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얻게 되는 신주 3000억원어치를 산은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의결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매출이 80% 이상 감소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자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은 3000억원을 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산은과 대한항공은 조만간 체결 예정인 특별약정에 따라 ‘2021년말까지 대한항공이 준수하기로 한 사항 중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신주를 산은에 담보 제공하기로 했다. 특정 조건에 대해서 대한항공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 업계에서는 기존 대한항공이 자구안으로 내걸었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자회사 왕산레저개발 매각 등을 이행하는 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1월 이전 시점에 코로나 종식으로 대한항공의 경영 상태가 좋아질 경우 자구안을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산은이 사전에 이를 약정으로 못 박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진칼은 신주를 산은에 넘기지 않으려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약속한 유휴자산과 비수익자회사는 코로나 상황과 관계 없이 정리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비용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1000억원을 차입하겠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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