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통신망 중립성 무장한 IDC 임대업, 신흥 강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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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그동안 통신사가 주도해온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판도가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 변화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데이터센터 임대업인 코로케이션 사업 글로벌 1,2위 업체가 지난해 나란히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케이아이엔엑스(KINX) 등 기존 국내 코로케이션 사업자와 함께 경쟁하며 입지를 강화 중이다.

코로케이션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공공 고객에게 데이터센터를 임대하는 서비스다.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KINX 등 국내외 주요 코로케이션 기업은 다양한 통신사 서비스를 제공, 통신망 중립적이라는 강점을 보유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로케이션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동안 한국 시장을 관망하던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가 동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유도 지금이 적기라 판단해서다.

코로케이션 글로벌 1위 업체 에퀴닉스는 장혜덕 전 구글 클라우드 총괄을 한국 지사장으로 선임하며 국내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메가존클라우드, 서비스나우 등 국내외 주요 기업 고객사를 확보했다. 삼성SDS,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자까지 고객사로 만들며 통신망 중립사 강점을 확인했다.

글로벌 2위 업체 디지털리얼티는 독자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인다. 정보기술(IT)·미디어 기업이 집중 입주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2021년까지 지상 10층, 지하 3층에 12만 9000제곱피트 규모 통신망 중립적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통신사 AT&T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김재원 지사장을 선임하며 데이터센터 설립을 지원 중이다.

KINX는 국내서 20년 이상 IX(Internet eXchange) 서비스와 코로케이션 사업 등을 이어왔다. 최근 코로케이션이 주목받으면서 KINX 관심도 높아졌다. KINX는 이미 네이버, 카카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주요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SDS, LG CNS 등 데이터센터 사업자도 KINX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늘어나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과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추가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투자도 적극적이다.

해외는 이미 코로케이션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코로케이션 시장 규모는 2017년 310억달러로, 2026년까지 연평균 14.2%씩 성장해 1060억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성장 기대감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에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 주당 300달러 중반에서 최근 670달러까지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코스닥에 상장한 KINX도 지난해 5월 주당 3만원 중반대에서 최근 6만2000원대로 급등하는 등 국내도 데이터센터업 관심이 높아졌다.

업계는 국내외 코로케이션 전문 업계와 함께 맥쿼리, GS건설 등 신규 사업자가 가세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는 부동산 임대업 대신 데이터센터 임대업 투자에 주목한다. 국내도 주요 자산운용사 등이 데이터센터 임대업 투자 상품 등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IT서비스 기업 등 전통적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자 중심에서 코로케이션 전문업체,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사업자가 진출하면서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이용 폭증으로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사업자간 고객 유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