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짜폰 나온다. 中샤오미 한국 스마트폰시장 공습

직구나 온라인쇼핑몰에서만 팔던 샤오미
SK텔레콤 LG유플러스 통해 직접 공급
외산폰 무덤인 한국 시장서
주로 40만원 이상 주력하는 삼성 엘지와 경쟁
저가폰 시장의 틈새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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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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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노트9S

중국 저가(低價)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좁쌀)가 신제품 홍미노트9S를 한국 시장에 직접 선보인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는 통신업체를 통한 직접 진출 없이 직구 형태로만 팔았다. 예컨대 개인이 중국 온라인에서 사거나, 11번가와 같은 온라인쇼핑몰이 수천대 정도의 물량을 확보해 국내서 자급제폰으로 파는 형태였다.

25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두 회사는 자사 온라인몰인 T다이렉트와 유플러스샵에서 29일 홍미노트9S를 판다. 이날은 홍미노트9S의 글로벌 출시일이기도 하다. KT도 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미노트9S는 LTE폰으로, 출고가는 메모리 용량에 따라 26만~29만원이다. 6.67인치의 큰 화면 스마트폰이다.

◇출고가 29만원, 4만원대 요금제면 공짜

샤오미의 강점이 ‘가격 대비 성능’인만큼, 같은 화면 크기에 스펙이 비슷한 경쟁 제품보다 꽤 저렴한 편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진짜 공짜폰의 등장”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다른 스마트폰도 ‘0원폰’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고가 요금제 선택 등 제약 조건이 꽤 많다.

예컨대 LG 벨벳(출고가 90만원)은 2년 약정으로 요금제 7만5000원짜리에 가입하고, 2년뒤 중고폰으로 반납하면 ‘0원’이다. 24개월간 통신요금의 25%를 할인(누계 약 45만원)받고, 중고폰 반납시 그 가치를 45만원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다른 스마트폰도 요금제와 중고폰 반납, 제휴 카드 할인 등을 모두 끼워맞춰서 0원이 되는 구조다.

하지만 홍미노트9S는 30만원이 안되는 가격이기 때문에 4만원대 LTE 요금제에 가입하면 다른 조건없이 공짜폰이 된다. 요금 선택 할인을 안 받을 경우엔 공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9일 공시 지원금을 밝힐 예정인데, 1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통신요금 할인과 무관하게 그냥 2년약정만 하고 공폰을 구매할 경우엔 19만원이라는 뜻이다.

◇10만~30만원대 좋은 저가폰이 부족한 한국 틈새 뚫을까

샤오미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악한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아성이 강하다. 지난 20여년 간 휴대폰 시장에서 톱 랭킹이었던 핀란드 노키아, 미국 모토롤라, 일본 소니 등도 한국에선 제대로 흥행에 성공한 적이 없다. 2~3년 전엔 중국 화웨이도 LG유플러스를 통해 저가폰을 내놨지만,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애플이 그나마 안착한 편이지만, 세계 3위인 애플 입장에서 ‘가장 고전하는 시장’ 중 한 곳이 한국이다. 일본 같은 경우엔 애플이 시장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도 “가성비을 앞세운 10만~30만원대 샤오미의 틈새가 있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 3사는 모두 프리미엄 제품을 우선하고, 중저가라고 해도 여전히 40만~60만원 시장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실 해외에선 40만원대도 모두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한다.

샤오미는 이전부터 한국 마케팅을 안 하는 상황에서도 홍미노트5와 같이 직구만으로도 1만대 이상 팔린 모델이 꽤 있다. 여기에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분위기도 샤오미에 유리하다. SK텔레콤 등 통신 3사는 과거엔 고가폰을 많이 판매하면서 비싼 통신 요금을 밀어내는 효과를 은근히 기대했던게 사실이다. 고가폰 위주의 시장이 고착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3~5년간 통신비 논란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가격을 자꾸 통신비로 인식하는데 대한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매월 분할 납부하는 스마트폰 구매 가격은 결국 제조사의 몫인데도 이용자는 기기 가격도 통신요금으로 인식해, “통신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을 한다는 것이다. 통신업체로선 가성비의 저가 스마트폰 등장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다.

일단 SK텔레콤 측은 “샤오미 스마트폰은 일반 대리점에선 팔지 않고, 공식 온라인몰에서만 판다. 적극적인 마케팅이라기 보다는 소량 판매 수준으로 봐달라.”고 선을 그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주요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관계를 신경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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