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갑질 사건 계기…인권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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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최희석 씨의 사례를 계기로 직장 밖 제3자에 의한 외부적 괴롭힘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1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피해근로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권고의 건'을 의결하고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는 "현행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힌 행위자를 사업장 내 사용자와 근로자로 한정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면서 "괴롭힘 행위자가 소비자나 원청 관계자, 회사 대표의 친인척 등 제3자의 경우에도 사용자가 피해 근로자에 대해 보호조치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4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가해자와 피해자 간 접촉이 번번해 괴롭힘 문제가 더 심각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 적용에 4명 이하 사업장이 배제돼 있다"고 지적하며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을 4인 이하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근로기준법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을 명문화했지만 이를 위반한 행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면서 "규범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처벌 규정과 의무 위반 사업주에 대해 제재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50대 남성 경비원인 최희석 씨는 주민의 갑질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최 씨는 숨지기 전 입주민으로부터 부당한 폭행과 협박을 받았다고 말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