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검언 유착 여부 확인 못해···녹음파일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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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종합편성채널 채널A 본사를 압수 수색을 하며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난 4월28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채널A는 25일 자사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해당 기자가 취재 윤리를 위반한 것으로 결론냈다. 그러나 해당 기자와 검사장 간의 유착이 있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채널A는 이날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이 담긴 자체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채널A 이모 기자는 지난 2~3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수감 중) 대표의 대리인 지모씨를 만나 ㄱ검사장과의 친분을 들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말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았다. 이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채널A는 보고서에서 “이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위반했다. 이 전 대표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수사’, ‘가족 수사’ 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자가 취재에 착수하는 과정에서 검찰 관계자와 논의했다고 볼 만 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자가 녹음한 검찰 관계자와의 녹음 파일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자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외부 업체에 포렌식을 맡겼지만 휴대전화는 초기화된 상태였고 녹음 파일 및 녹취록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기자는 노트북도 포맷했다. 이 기자가 지씨에게 읽어준 검찰 관계자와의 녹취록은 날조된 것이고, 지씨에게 들려준 통화 녹음은 ㄱ검사장이 아닌 제3자라고 이 기자는 진술했다.

다만 채널A는 “이 기자가 지씨와 만나는 과정에 대해 검찰 관계자와 대화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 기자 진술과, 법조팀 동료인 백모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 등 일부에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상부의 개입은 없었다고 채널A는 결론냈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기자는 검찰 고위 관계자와 본건 취재 과정을 사전·사후에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다. 지씨에게 들려준 음성 녹음파일은 검찰 고위 관계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채널A는 진상 조사 과정에서 이 기자의 휴대전화·노트북을 사실상 강압적으로 제출받았다”라며 “당사자의 사전 동의 없이 포렌식 업체를 검찰에 알려줘 압수수색을 받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채널A는 이 기자의 휴대전화 2대를 본인 동의 없이 검사를 만나 제출했다”라며 “진상조사 과정 및 결과 발표 모두 이 기자의 ‘기본적 절차적 권리’나 인권이 무시된 채 이뤄진 것에 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채널A의 진상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의혹의 실체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만큼 향후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이번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채널A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넘겨받아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