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전두환 생가 세금으로 관리중... "기가 찬다"
관리비 명목으로 매달 80만원 안팎 지급... "군유재산으로 관리할 이유 없어"
by 윤성효(cjnews)
경남 합천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박탈된 전두환(89)씨의 생가를 혈세를 들여 관리해 오고 있어 이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두환씨의 아호(일해)를 딴 '일해공원'(옛 새천년생명의숲)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고 제기한 민중당 경남도당(위원장 석영철)은 "생가를 세금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했다.
전두환씨 생가는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다. 생가는 초가에다 마당에 잔디가 조성돼 있으며, 입구에는 '전두환 대통령 생가'라는 안내판이 있다.
전두환씨는 5살 때까지 이곳에서 살다가 대구로 이사를 했고 대부분 대구에서 자랐다. 생가는 1983년 합천군이 소유권을 받아 복원해 관리하고 있다.
전두환씨는 2009년 10월 합천을 방문해 측근들과 생가를 둘러보기도 했다.
현재도 매달 80만원씩 들여 관리
현재 생가 소유권은 합천군이고, 군유재산으로 분류돼 있다. 합천군은 2017년까지 2년마다 2000만 원을 들여 초가 지붕에 새 이엉을 얹어 왔다.
또 합천군은 관리인을 두어 공동화장실과 함께 생가 관리를 맡기고 있으며,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매달 80만원 정도다.
최근 전두환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진상규명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생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석영철 위원장은 "전두환씨 생가가 군유재산으로 분류되어 혈세를 들여 관리하고 있다고 하니 기가 찬다"라고 말했다.
전두환씨는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 살인, 뇌물의 범죄를 확정했다. 이로써 전두환씨는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 의거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박탈 당했다.
석영철 위원장은 "합천군의 관련 예산 자료를 보니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지붕 개량 등 예산으로 2000만원씩 썼고, 매월 관리비로 80만원 안팎이나 지급되고 있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그는 "전두환씨 생가를 합천군에서 군유재산으로 관리할 이유가 없다. 군유재산 목록에서 빼야 하고, 민간에 팔든지 아니면 폐기해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되었는데 현 정부의 지자체에서 공유재산으로 관리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석 위원장은 "전두환이 썼던 <현충원> 현판과 남극기지 표지석, 청남대 동상이 최근에 철거되었다"며 "생가를 공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지 않다"고 했다.
배몽희 합천군의원은 "생가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며 "생가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합천군청 관계자는 "생가에 대해 특별한 지원은 없고 조금이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고, 공중화장실도 있어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을 두고 있으며, 매월 80만원 안팎의 비용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붕은 2017년 이후 인조로 했고, 그것과 관련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없다"며 "화장실 관리자가 생가도 한번씩 둘러보는 정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