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테라, "28일 64비트 업데이트로 성능 한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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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크래프톤 테크니컬 디렉터

'테라'가 서비스 이래 가장 큰 전환점을 맞는다. 지난 4월 3일, 테라는 별도의 테스트 서버를 가동하며 64비트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를 예고한 것. 쾌적한 게임플레이에 직접 맞닿아 있음은 물론, 장기적으로 볼 때 향후 콘텐츠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업데이트다.

테라가 정식 출시된 2011년 당시에는 32비트 운영체제 사용이 일반적이었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은 아니다. 대부분 64비트 운영체제를 사용하며, 관련 프로그램 또한 64비트에 최적화되어 공개된다.

64비트의 가장 큰 장점은 하드웨어의 메모리(RAM)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2비트는 아무리 큰 메모리를 설치해도 실제 사용되는 양이 4GB 이하로 고정되지만, 64비트는 설치된 메모리를 최대한 활용한다. 이때문에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때 체감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MMORPG의 경우 보스 레이드 같은 대규모 유저들이 몰리는 콘텐츠에서 빛을 발한다.

이번 64비트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를 총괄한 김진호 TD(테크니컬 디렉터)는 '개발팀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며 웃었다. 2020년 이후의 테라에겐 여전히 클래식보다 '현역'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는 사실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올해 4월에 64비트 클라이언트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정식 서버 적용은 언제 되는지.

이번주 목요일(28일)에 정식으로 적용된다.

64비트 클라이언트 적용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예상보다 늦게 선보이게 되어 유저들에게 미안하다. 64비트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는 테라 개발팀에겐 염원 같은 일이었고, 지금이라도 적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늦어진 것에 대한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이번 클라이언트 업데이트 작업이 예상을 뛰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업데이트 항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우리가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도 사실이다. 이왕 할 거,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이런 요소들 하나 하나 다 챙기려다보니 늦었다. 메모리 제한에서 오는 충돌 이슈도 있었고.

그만큼 큰 작업을 했으니 개발 과정을 돌이켜봤을 때 기억나는 일도 많을 것 같다.

예전에 PC판 테라를 콘솔 버전으로 포팅해 출시한 적이 있었다. 콘솔은 하드웨어적으로 제약된 환경이라 상당한 수준의 최적화 작업이 필요했다. 그때 쌓인 노하우가 이번 64비트 업데이트 작업에도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1년이 좀 넘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 그리고 그 이전부터 우리 작업이 잘 되게끔 도와주셨던 분들도 많았다. 다른 팀에 기술 관련 고문을 맡아준 분들도 계신다. 단순히 팀 단위의 일이 아니기에 회사 차원의 지원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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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래프톤은 지난 4월 3일부터 23일까지 64비트 클라이언트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더 좋아진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 싶다. 실제 테라 유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점이라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전 클라이언트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유저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그래픽적인 개선일텐데, 솔직히 말해 그 부분은 바뀐 게 없다. 다만, 옵션을 최고 사양으로 올려도 예전보다 훨씬 쾌적하기 때문에, 체감상 그래픽이 조금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는 있을 것이다. 일부 주요 지역에 LOD를 적용해 기존 대비 뚜렷한 배경 그래픽을 보여주면서 프레임 하락 현상을 잡은 점도 강조하고 싶다.

아울러 다이렉트X 11을 정식으로 지원하게 되어, 기존에 다중 CPU 코어를 통한 렌더링 처리가 불가능하던 문제도 해결됐다. 덕분에 멀티쓰레드 렌더링 처리가 되면서 게임 플레이 시 안정성도 높아졌다. 게임 로직 퍼포먼스도 개선됐고, 이로써 프레임 튐 현상을 대폭 감소시켰다.

그외 설명하고 싶은 게 있다면... 이번 업데이트로 Async 로딩을 도입했다. 이전에는 3D 및 UI 리소스가 로딩될 때까지 대기하면서 간헐적으로 화면이 멈추는 현상이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백그라운드에서 로딩을 진행한다. 이것도 프레임 튀는 현상 잡는데 도움을 준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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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클라이언트에 없었던 '쾌적함'을 맛볼 수 있을 것"

요구사양 변화는 없나.

그대로다. 이번 업데이트로 특별히 컴퓨터 리소스를 더 소모하지는 않는다. 32비트 시절 쓰지 못했던 하드웨어 자원을 쓰게 됐으니 사양 변화는 없지만, 퍼포먼스 차이는 꽤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정식 업데이트 전까지 64비트 전용 테스트 서버를 운영해왔는데, 당시 중점적으로 체크한 부분이 무엇이었나.

아까도 말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선 테스트 서버가 반드시 필요했다. 개발팀이 보유한 하드웨어만 갖고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그려볼 수 없다. 사전 테스터들의 피드백 덕분에 여러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인벤 테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한 층 매끄러워진 렌더링을 '부드러운 손길'에 빗대어 표현하더라. 그거 보고 개발자들이 엄청 좋아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사전 테스터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 던전이나 필드 콘텐츠 등 64비트 클라이언트의 장점을 살린 변화가 기대되는데.

64비트 이후 테라에 기대해볼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변화점이라 말하고 싶다. 이전까지는 유저들이 모이는 콘텐츠 기획할 때도 '그러다 렉 엄청 생기지 않을까?'라고 먼저 걱정부터 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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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검은 틈'과 같이 렉을 유발하던 대규모 필드 콘텐츠도 다시 빛을 볼 수 있을까?

UI / UX도 꾸준히 손보고 있지만, 아직 해결 못한 문제도 많다. 이번 클라이언트 업데이트 이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을 기대해봐도 될까.

UI쪽은 64비트 클라이언트를 작업하면서 성능적인 개선이 있었다. 리소스 로딩을 좀 더 비동기 쪽으로 돌려서 로딩이 더 가벼워졌다. 편의성 부분은 지금도 꾸준히 피드백을 받고 있고,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 중이다.

몇몇 유저들은 개인적으로 UI를 커스텀해 사용하거나 별도의 애드온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를 공식적으로 지원할 계획은 없는지.

UI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실제로 이 부분을 공식적으로 지원할지 말지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검토한 적도 있고. 한데, 이를 게임에 적용하려면 몇몇 현실적인 문제에 부딛히게 된다. 정확히는 게임 내 구조적인 문제이기에 일단은 진행을 멈췄다. 유저들 못지 않게 우리도 정말 구현하고 싶은 기능이다. 지금 시점에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 정도라 말하고 싶다.

공식 대미지 미터기 적용에 대한 관심도 많다.

대미지 미터기 도입에 관련한 유저들의 요청이 많은 건 사실이나, 다르게 생각하는 유저 의견들도 그 못지 않게 많았다. 라이트 유저의 경우 대미지 미터기 적용으로 인해 던전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개발팀 입장에서 대미지 미터기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해서 '잘' 적용해야 한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적용될 수 있도록 고민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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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미지 미터기 적용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외에 일부 스킬이나 시스템적인 오류가 보고된 것도 많다. 문제점을 확인하고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들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먼저 유저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부터 전달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바로 수정하기 어려운 작업들이 몇몇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개선하려 노력 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었으면 좋겠다. 이번 클라이언트 최적화로 렉 현상이 많이 완화되었지만, 서버 렉 현상은 또 다른 문제다.

어쨌든 이 부분을 개선하면 게임플레이가 훨씬 쾌적해지는 건 우리도 알고 있기에, 작업 리스트에는 올라가 있다. 다만, 시스템 오류 및 여러 버그들이 우선이고, 서버 최적화 작업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생각 중이다.

그래픽 전반에 대한 리뉴얼 계획은?

마찬가지로 개발진에서 매우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이번 클라이언트 작업하면서도 AD 담당자, 배경 담당 팀장님하고도 이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 하고 싶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문제다. 작업해야 할 분량이 워낙 큰 부분이라 당장은 어렵지만,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

이후 개발팀의 작업 계획을 들어보고 싶다.

64비트 클라이언트 업데이트는 이번으로 끝난 게 아니다. 계속 비슷한 테마로 작업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꾸준히 리서치하고 있다. 개발적 제약이 사라진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할 콘텐츠를 구상해야 한다. 기존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입장하는 던전 등, 더욱 MMO스러운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구현하는 게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