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더 과감한 재정 역할 필요”...확장 재정으로 위기 극복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 '3차 추경' 국회 협조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재정'이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코로나19 이후 경제 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더 과감한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1·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할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재정이 경제 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경제 회복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국무위원) 전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기재부 1,2차관, 재정관리관 등이 모두 자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박홍근 예결위 간사,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조대엽 정책기획위원장,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김용기 일자리위 부위원장,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등 청와대 비서진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 참석자들은 위기 극복과 경제 도약을 위한 재정의 역할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 전략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2020~2024년도 재정 운용 계획을 수립한다.
문 대통령은 3차 추경을 통한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막아내는 동시에 '디지털'과 '그린'으로 대표되는 한국판 뉴딜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 수단이다.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로 인해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 세계 170개 이상 국가에서 1인당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과 관련해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항공, 관광, 외식업 등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고 봤다. 문 대통령은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과감한 재정 조치를 주문했다. 재정 당국이 그동안 건전성에 중점을 둬 확장 재정 여력도 비축돼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판 뉴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도 3차 추경의 조속한 집행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서서 준비하며 미래형 일자리를 만드는 디지털 뉴딜과 함께 환경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뉴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추경 효과는 속도와 타이밍에 달려 있는 만큼 21대 국회에 6월 안에 3차 추경안 처리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라며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OECD에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며 부처별로 지출 우선순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면서 “특히 내년도 세비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을 감안해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