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문 대통령의 질문 "누구를 위한 재정인가"

'2020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 "국민고통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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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기 위해 일어서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누구를 위한 재정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국가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2020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재정이며 무엇을 위한 재정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절박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제3차 추가경정 예산안'과 '한국판 뉴딜'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전시재정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 역량 총동원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다"라며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담아야 하고, 경제위기 국면에서 국민의 소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급감, 서비스업 위축, 제조업 위기 확산뿐만 아니라 취업자수 감소 등 고용충격을 거론한 뒤 이를 "경제전시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IMF가 지금 과감한 재정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섯 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중소상공인, 고용취약계층, 피해업종, 기간산업 등에 총 250조 원(GDP의 13%에 해당하는 규모)을 투입하기로 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하지만 고용, 수출 등 실문경제의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거듭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3차 추경안과 한국판 뉴딜의 준비

문재인 대통령은 "1· 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라고 지시하면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위기기업과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며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겨야 할 것이다"라고 3차 추경안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과 함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도 준비해야 한다"라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서 준비하며, 미래형 일자리를 만드는 디지털 뉴딜과 함께 환경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디지털 경제 시대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해 복지 제도를 확충하고 공정경제 개혁도 멈추지 않고 추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정이 당면한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라며 "추경의 효과는 속도와 타이밍에 달려있는 만큼 새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이 6월 중 처리될 수 있도록 잘 협조해 달라"라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좀 더 긴 호흡의 재정투자 선순환을 도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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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재정전략과 2020∼2024년 재정운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정건정성 악화 가능성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 당국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좀더 긴 호흡의 재정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다"라며 "지금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고,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딜하는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에 대응하는 국가채무비율의 증가폭도 다른 주요국가들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다"라며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면서 우리의 재정여력을 국민 삶을 지키는 데 잘 활용해야 하겠다"라고 주문했다.

다만 이와 함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라며 "특히 내년 세입 여건도 녹록치 않을 것을 감안한,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라며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매우 달라진 만큼 부처별로 지출 우선순위를 다시 원점에서 꼼꼼히 살펴서 지출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재정전략회의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18명의 국무위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조대엽 정책기획위원장,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정부와 위원회 측에서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박홍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