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마파크들 "오세요" 문 열어놓고..."코로나 걸려도 몰라요"
by 임규민 기자입력 2020.05.25 15:15 | 수정 2020.05.25 16:50 미국 유명 테마파크들이 재개장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책임을 고객에게 미루는 면책 조항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고객의 코로나 발병에 대한 소송 보호책이 없는 상황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미 플로리다주(州) 올랜도의 유명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22일(현지 시각) 코로나 봉쇄 조치로 폐쇄한 지 2달여 만인 오는 5일 재개장 소식을 발표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영화와 놀이시설을 결합한 플로리다주의 대표적 테마파크로 앞서 지난 3월 16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업장을 폐쇄했다.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재개장 발표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재개장 자체보다 코로나 방역 유의 사항과 면책 조항이었다. 업체는 “어떤 공공 장소도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고객이 방문 기간 (코로나에) 노출되지 않으리라고 우리는 보장할 수 없다”고 면책 조항을 언급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입장 전 체온 의무 검사’ 등 재개장에 따른 고객 방역 유의사항도 줄줄이 열거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산하 유니버설 파크의 톰 윌리엄스 CEO(최고경영자)는 “우린 모두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을 중심으로 미국 내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에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일종의 중대한 면책 조항을 적시했다”고 평했다.
앞서 올랜도의 월트디즈니 월드 리조트도 지난 20일 식당·쇼핑·오락 복합 단지인 디즈니 스프링스를 재개장하면서 유사한 면책 조항을 언급했다.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심각한 질병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극도로 전염성이 높은 병이다”며 “디즈니 스프링스 방문에 따라 고객은 코로나 바이러스 노출에 대한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테마파크들이 일제히 코로나 면책 조항을 언급하고 나선 데는 최근 경제 재개 후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고객들로부터 이어질 ‘줄소송’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50개 모든 주(州)가 20일 코로나 봉쇄령을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하면서 기업들 사이에선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직원·고객들의 줄소송 우려가 커졌다. 미 NPR에 따르면 코로나 봉쇄 기간 미국 기업들은 300건 이상의 코로나 관련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미 공화당은 “(기업에 대한 코로나 소송은) 2차 팬데믹”이라며 기업에 소송 보호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직원과 고객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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