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사면론에…與 "반성없는 자들에 면죄부 안돼"

박주민 "무죄 주장하는데 사면이 무슨 의미?"
박범계 "판결문도 미완성…사면 운운 부적절"
안민석 "진심으로 반성해도 될까 말까"

by

입력 2020.05.25 15:31 더불어민주당이 문희상 국회의장과 야권 일각이 제기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차단하고 나섰다.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5/25/2020052502631_0.jpg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면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국민 통합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맞지 않는 말씀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 분은 명백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계시고, 다른 한분께서는 아예 재판이나 수사에 일절 협조조차 하지 않고 있어서 마치 사법부 위에 있는 듯한 모습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분들을 사면하는 게 어떻게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내겠느냐”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끝났다지 않았다는 점도 ‘사면 불가’의 이유로 들었다. 그는 “사면을 하려면 법적인 절차가 다 끝나야 하는데 지금 한창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사면을 말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분들은 자신들이 무죄라고 주장하시는데, 무죄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유죄를 전제로 한 사면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이·박 전 대통령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두 전직 대통령이 재판에 임하는 모습을 봐야 된다”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민주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먼저 꺼냈다. 문 의장은 지난 21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며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했다.

다음날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마다 예외 없이 불행해지는 ‘대통령의 비극’이 이제는 끝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두 분 대통령을 사랑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의 아픔을 놔둔 채 국민통합을 얘기할 수는 없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와 친문(親文) 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면 불가론이 나오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 전에 법치(法治)가 있는 것이고, 우리가 흔히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라는 표현도 쓰는데, (이·박 전 대통령 사건은) 판결문이 완성돼 있지 않다”며 “지금 사면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들을 사면하는 것은 통합은커녕 갈등과 편 가르기, 분열을 증폭시킬 것이 뻔하다”며 “특히 반성 없는 사면은 더욱 안 된다. 이명박근혜가 진심으로 반성하여 사죄하더라도 사면이 될까 말까 한데, 아무런 반성 없는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