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이전 후 14년, 마침내 성사된 부천 vs 제주
by 뉴시스입력 2020.05.25 15:45
드디어 만났다. 연고 이전이라는 키워드로 묶인 부천FC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마침내 서로를 상대한다. 26일 오후 7시, 장소는 부천종합운동장이다.
제주는 부천 SK의 전신이다.
프로 원년부터 뛰어든 부천 SK는 인천, 서울을 거쳐 1996년 부천에 터전을 마련했다.
K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외국인 사령탑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지휘 아래 윤정환, 이을용, 강철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기량을 만개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부천의 자랑이었던 부천 SK는 2006년 2월 팬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이들은 연고지를 제주로 옮기고, 팀명도 제주 유나이티드로 변경했다.
부천 SK의 연고 이전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서포터스와 부천팬들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현재의 부천은 2007년에 탄생한 시민구단이다. 연고 이전에 잔뜩 화가 난 팬들이 진짜 자신들의 팀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닌 결과물이기도 하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제주가 K리그1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K3리그를 거친 부천이 K리그2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두 팀의 만남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제주가 K리그1 최하위로 K리그2 자동 강등의 수모를 당하면서 마침내 운명의 날이 찾아왔다.
부천은 개막 3연승의 휘파람을 불고 있다. 악연으로 엮인 제주를 잡고 내친김에 4연승을 노린다.
물론 당시 뛰던 선수가 남아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제주전의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송선호 부천 감독은 “부천 시민들이 기다려왔던 경기다. 제주전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리그2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제주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세 경기에서 1무2패로 부진한 만큼 부천전에서 반드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정말 쉽지 않은 상대다. 선수들이 느끼는 강박감은 더욱 클 것"이라면서 "부담감을 버리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부천 원정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승점 7(2승1무)로 부천의 뒤를 바짝 추격 중인 대전하나시티즌은 안산 그리너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10개팀 중 유일한 3연패 팀인 FC안양은 서울 이랜드전에서 첫 승점 사냥에 도전한다.
◇K리그2 4라운드 일정
▲26일
대전-안산(대전월드컵경기장), 부천-제주(이상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27일
서울이랜드-안양(오후 6시30분 잠실종합운동장), 전남-충남아산(오후 7시 광양전용구장), 수원FC-경남(오후 7시30분 수원종합운동장)
좋아요 0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