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사업 철수를 앞둔 삼성디스플레이, 희망퇴직 받아
by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올해 말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의 철수를 앞두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부 직원들에게 위로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 희망퇴직을 전화나 메시지 등으로 권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사업부와 관계없이 선정된다. 위로금 지급 수준도 개인의 근속년수 등에 따라 각각 다르다.
지난 3월말 삼성디스플레이는 QD(퀀텀닷)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 연말까지만 대형 LCD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 탕정, 중국 쑤저우 등 국내외 LCD 생산은 내년부터 하지 않는 것이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측은 LCD를 만드는 대형사업부 직원들을 중소형 사업부 등으로 전환배치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지난 3월 연말 LCD 생산 종료를 발표한 후 상시운영하는 희망퇴직제도에 대한 신청이 늘어난 것”이라며 “LCD 생산 종료와 관련해 별도의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또 “기존 LCD 인력을 공장가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타 분야로 전환배치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를 LCD 생산종료에 따른 희망퇴직으로 보면서, 퇴직자의 폭도 예년보다 클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QD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는 LCD 생산 때보다 적은 인력이 투입된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LCD의 제조공정도 달라 전환배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QD 디스플레이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LCD 사업은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TV 패널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4년 25%에서 2019년 10위로 하락한 바 있다.
LCD 사업의 악화에 따라 LG디스플레이도 2018년부터 3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임원과 조직의 25%를 줄이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한편 지난 2월 출범한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은 사측과의 실무 교섭을 끝내고 26일 첫 본교섭을 연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측은 “현재 사측이 진행하는 희망퇴직 방식은 전환배치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진행돼, 노동자 개인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하는 형태로 인식될 수 있다”며 “공식적인 전환배치 및 희망퇴직에 대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