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연구소 소장 "코로나 유출설은 완전 조작"…첫 공식 부인
by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우한(武漢)바이러스연구소 왕옌이 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 의혹을 두고 “완전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의 의혹 제기를 강력 부인한 것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소장은 관영 영문뉴스 채널 CGTN과 인터뷰를 갖고 이 연구소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돼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지난해 12월 30일 이 바이러스의 샘플을 처음 접했으며, 이후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전에는 접촉한 적도, 연구한 적도, 보관한 적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바이러스를 어떻게 유출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왕 소장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유출설을 부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에볼라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중국 내 유일한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로,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 화난(華南)수산시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이 때문에 이 연구소에서 인공적으로 합성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돼 확산했다는 소문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증거가 있다’는 취지로 소문을 공론화하며서 의혹은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왕 소장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보유한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3종으로, 이 중 코로나19와 유사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도 그 유사성이 79.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자들은 세계 각지의 야생동물이 어떤 바이러스를 가졌는지, 코로나19와 유사성이 높은 바이러스는 어디에 있는지 등을 아직 알지 못한다”며 “코로나19의 기원을 찾는 것은 과학자들이 데이터와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