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가슴 X-레이'에 인공지능 결합…코로나19 진단 정확도 높일 기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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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왼쪽)과 세균성 폐렴(가운데), 코로나19 환자(오른쪽)의 폐 사진.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더니 코로나19 환자의 사진에서 특징적인 빛이 발산된다. KAIST 제공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00만명을 넘은 가운데 단순한 가슴 X-레이 촬영으로도 코로나19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예종철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흉부 단순 방사선 촬영’, 즉 가슴 X-레이 영상을 통한 코로나19 진단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행하는 의료영상분야 국제학술지(IEEE transactions on medical imaging)가 이달 온라인으로 공개한 ‘영상기반 코로나19 진단 인공지능기술’ 특집호에 게재됐다.

현재 코로나19는 감염 의심자의 코와 목에 대롱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역전사 중합 효소 연쇄 반응(RT-PCR)’이라는 생물학적 검사를 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검사 정확성이 90% 이상이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이나 걸리는 게 문제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도 비슷한 정확도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지만, 검사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촬영 비용이 낮고, 결과도 신속히 확인할 수 있으며, 장비도 폭넓게 보급된 ‘단순 가슴 X-레이’ 사진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상인, 세균성 폐렴 환자,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 코로나19 감염증 환자의 가슴 X-레이 영상을 수집한 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각 질환 간 차이점만 집중적으로 부각해 인공지능이 학습하도록 했다. 급박한 병원 현장의 사정 때문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코로나19 환자의 폐 자료를 다량으로 얻기 힘든 현실을 넘기 위해 적은 자료로도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병원의 영상의학 전문가들이 가슴 X-레이로 코로나19를 판독하는 비율이 69%인데, 이번 기술을 쓰면 86% 이상으로 올라가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다른 검사 방법에 비해 낮았던 정확도를 인공지능을 이용해 극복한 것이다. 예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코로나19일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빠르게 확인해 한정된 의료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