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 2억대 붕괴되나…2010년대 들어 최저 전망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글로벌 TV 출하 대수가 2억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2분기에도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당초 전망인 2억대 초반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TV 출하량은 2010년대 들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세계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 세계 TV 출하 대수는 2억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2억350만대를, 트렌드포스는 2억521만대를 각각 예상했다. 양사 모두 올해 초 출하량 전망치보다 예상치를 크게 낮췄다. 전망치를 낮춘 근거는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한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예상보다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되고, 유럽과 남미 등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TV 시장도 2010년대 들어 처음으로 2억대선이 붕괴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세계 TV 시장(브라운관 제외)은 2010년 이후 줄곧 2억1000만~2000만대 수준을 기록해왔다. 올해도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2억2753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문제는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다. 코로나19는 올해 초 중국에서 시작돼 아시아를 거쳐 유럽,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확산됐다. 현재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상황이 개선됐지만, 유럽과 미국, 남미 등에서는 아직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봉쇄령 등 경제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TV 생산과 판매가 모두 차질을 빚었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경우 올해 1분기 9년 만에 분기 판매량 1000만대가 무너졌다. 1분기 판매량은 938만대로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0만대 밑으로 내려갔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되면서 중국내 생산 공장 중단과 판매 부진 등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 부진과 생산 중단 등의 여파로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TV 제조사의 글로벌 TV 출하량 비중도 32.5%를 기록,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36.1%)에 못 미쳤다.
2분기 상황도 밝지 않다. 1분기보다는 다소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사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는 중국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은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1분기에 선전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2분기에는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 실제로 4월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크게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TV 제조사 관계자는 “2분기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코로나19가 일제히 심각한 상황을 맞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 이동제한, 매장 폐쇄 등의 조치가 이어졌다”면서 “생필품을 제외하고, TV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품은 생산, 유통, 판매가 차단됐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와 판매량 수치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5월 들어서면서 미국과 유럽의 주요 가전 매장들이 부분적으로 영업을 재개하면서 조금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TV 제조사들도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친다. 그러나 완전한 판매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TV 업계 관계자는 “현재 TV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시장조사업체의 올해 전망치는 다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0년대 들어 처음으로 2억대가 붕괴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