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車 고치는데 3개월...고객만 속터져
서비스센터 국내 두 곳 불과
부품도 없어 해외서 들여와
수리기간 늘어 대차 자비 부담
정부 차원 정비망 규정 요구
#지난 4월 23일 경북 울진에서 차량 사고를 겪은 이 모씨('모델X' 고객)는 사고 직후 테슬라코리아로부터 안내를 받은 이후 24일 새벽 견인비 90만원을 들여 서울 강서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켰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차 수리는 시작도 못했고, 테슬라 측으로부터 명확한 진행 상황조차도 듣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5일 '모델X'의 뒤 범퍼 충돌에 따른 차량 사고가 발생한 서 모씨는 차량 입고 후 대기만 40일, 수리까지 75일이 걸렸다.
#올해 1월 25일 또 다른 이 모씨는 경기도 광주에서 '모델X'의 앞쪽 오른쪽 범퍼와 펜더 부분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씨는 당일 즉시 차량을 입고시켰고, 3월 24일이 되어서야 차량 수리 완료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오랜 대기·수리 기간에 따른 차량 대차 지원이 없는 것과 전화 대응 부재, 특히 사고 발생 이후 해외에서 필요한 부품을 들여오는 테슬라의 서비스 실태에 큰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국내 테슬라 전기차 고객들이 차량 사고 시 수리 완료까지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시장에 대한 대응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는 2018년 국내 차량 판매를 시작해 현재 약 8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지만 현재까지 차량 정비·수리가 가능한 서비스센터는 서울 강서와 경기도 성남(분당) 두 곳뿐이다. 여기에 다량의 부품을 재고로 보유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에서 부품을 들여오는 구조여서 소비자 불만이 더욱더 높다.
길어야 3주 걸리는 다른 완성차 브랜드와 달리 차량 수리까지 최소 2~3개월이 소요된다. 또 국내 보험업계의 통상 차량 사고 시 대차 서비스 기간이 2~3주인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 고객은 차량 수리 지연과 함께 자비로 대차 서비스를 받는 금전 부담까지 떠안는 셈이다.
울진의 모델X 고객 이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른 브랜드 차량도 타 봤지만 최소한 소량의 부품조차도 확보하지 않고 차량을 판매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에어백이 터지면 그때야 미국 본사에 주문한다는데 대차 지원도 없다”며 분통을 떠뜨렸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판매량에 따른 정비 인프라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웅철 국민대 교수는 25일 “테슬라가 다른 완성차 브랜드에 비해 해외 등 사업 기간이 짧아 고객 대응에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전기차인 테슬라 차량은 다른 일반 차량과 달리 대체 정비망이나 부품 수급이 어려운 만큼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자동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정비망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테슬라 차량 판매가 급증하면서 충전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는 고객도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4000대 이상이 판매된 데 비해 테슬라 전용 충전 인프라는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테슬라코리아는 서울 강서와 경기 분당의 서비스센터에 이어 올해 안에 부산에다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