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성 뜨고, 보안성 지고…명암 엇갈린 北공안기관

김정은이 소집한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보니
정경택 국가보위상, 별넷 승진하고 맨 앞줄에
김정호 인민보안상, 별셋 그대로에 맨 뒷줄에
"보안성, 김정은 측근 최부일 떠난뒤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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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14:34 | 수정 2020.05.25 14:4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4차 확대회의에서 양대 공안기관인 국가보위성(국정원 격)과 인민보안성(경찰 격)의 명암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북한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이번 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상장(별 셋)에서 대장(별 넷)으로 승진했다. 회의 때 앉은 자리도 다른 당중앙군사위원들과 함께 맨 앞줄이었다.

2016년 말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대대적 검열로 김원홍 전 보위상과 핵심 간부들이 해임·숙청되는 등 풍파를 겪은 보위성이 어느 정도 ‘명예 회복’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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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택(붉은원)국가보위상이 당중앙군사위 7기4차 확대회의에서 앞줄에 앉아 있는 모습/노동신문/뉴스1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제재 장기화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권부 내 불만과 주민 동요 등을 차단하기 위해 사상 동향 감시를 전문으로 하는 보위성의 역할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며 “공포감을 조성해 사회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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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붉은원)인민보안상이 당중앙군사위 7기4차확대회의에서 뒷줄인 6열에 앉아 있는 모습/노동신문/뉴스1

대장으로 승진하고 맨 앞줄에 앉은 정경택 보위상과 달리 김정호 보안상은 상장(별셋) 계급장을 달고 맨 뒷줄인 여섯 번째 줄에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보안성은 전임 최부일 인민보안상이 지난 연말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당 군사부장으로 발탁돼 떠난 이후 위상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보안성은 ‘김정은의 농구 교사’ 출신으로 알려진 최부일이 보안상으로 재직할 당시 보위성과 대등한 위상을 누렸다. 특히 인민보안성은 김원홍 보위상 숙청 이후 북한 매체들의 호명순서에서 한동안 국가보위성보다 먼저 호명됐다. 주요 행사 주석단 자리 배치에서도 최부일 전 보안상이 정경택 보위상보다 상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 당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와 이번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를 거치며 처지가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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