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시위대 180명 체포…민주진영 “마지막 혁명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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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가 ‘홍콩독립’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24일 진행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반대 집회에서 최소 180명의 시위대를 체포됐다.

25일 홍콩 문회보, 성도일보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전날 코즈웨이베이에서 완차이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홍콩보안법 반대 가두 행진에 참여한 시민 180명을 불법 집회 참여 등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코즈웨이베이와 완차이 일대에서 발생한 폭력은 홍콩 독립분자들과 폭력주의자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홍콩 보안법의 필요성을 입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수천명에 달하는 홍콩 시민들은 코즈웨이베이에 모여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망시킨다(天滅中共)’는 팻말을 들고 “시대혁명 광복홍콩”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콩 경찰은 이날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오전부터 물대포차, 장갑차를 집회 예정 인근 지역에 배치하는 등 초반부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집회가 시작된 지 30분쯤 후부터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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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24일 진행된 홍콩보안법 반대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최루탄 등으로 강제 해산에 나섰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면서 최소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중 50대 여성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4개월간 소강상태였던 홍콩 민주화 시위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계기로 재점화되고 있다.

앞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2일 개막식에서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 금지, 국가 분열 및 테러리즘 활동 처벌, 국가안보 교육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홍콩보안법 초안을 상정했다.

홍콩 범민주 진영은 홍콩보안법이 홍콩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고,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한 일국양제에도 위배된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범죄인 송환 조례(송환법) 반대 대규모 집회를 이끈 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콩 보안법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번이 홍콩인들의 마지막 혁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의 민주자유에 대한 의지와 중국 공산당 정권에 맞서는 용기를 국제사회에 보여줘야 한다”고 독려했다.

범민주 진영은 27일 ‘악법 반대 파업’을 벌일 계획이며, 다음달 4일 ‘6·4 톈안먼(天安門)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도 국가보안법 반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홍콩 정부도 홍콩보안법이 질서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중 세력과 반정부 인사들이 홍콩보안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폄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홍콩보안법 입법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람 장관 앞서 22일에도 관련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전인대가 홍콩보안법을 표결하는 28일을 전후로 홍콩 내부의 반발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