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방역물품 지원 경주시장 해임 국민청원···경주시, 추가지원 전면 취소
by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경북 경주시가 일본 자매·우호도시에 코로나19 방역물자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 주낙영 경주시장의 해임과 방역물자 지원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자영업 하는 경주시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주시장 주낙영의 해임건의를 간곡히 청원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받는 시국에 독단적으로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주낙영은 경주시장직에서 내려와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주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일꾼이 시민 한명이라도 더 보살피고 챙기기는 커녕 피눈물 같은 세금을 일본이란 엉뚱한 곳에 갖다 바치고 있다”며 덧붙였다.
이 청원에는 25일 오후 1시 현재 6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또 같은 날 ‘지자체에서 세금으로 지원된 비축분에 대해 임의로 국외반출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려주세요’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자는 “전염병으로 많은 국가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인도적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일본은 정부가 정한 지원대상국도 아니고, 우리가 나서서 먼저 도와야 할 만큼 어려운 나라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25일 오후 1시 현재 1만60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경주시는 지난 21일 자매결연 또는 교류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씩을 항공편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일부 누리꾼은 경주시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매국노·토착왜구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주 시장과 경주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주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한 것이다. 지난 2016년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경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 우호 도시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전쟁 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하는 법인데, 나라시와 교토시는 오랜 기간 교류해온 사이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극일이란 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이달말까지 자매결연도시인 오바마시, 우호도시인 우사시와 닛코시 등 3개 도시에 방호복 각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각 500개를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추가 지원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