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끼리 맞손 잡았다...신한·하나금융 “세계 시장에서 협력" MOU 체결

국내 대표 금융그룹 간 첫 MOU 체결

by

입력 2020.05.25 12:07 | 수정 2020.05.25 12:10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5/25/2020052501726_0.jpg
김정태(왼쪽)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오른쪽) 신한금융그룹 회장/조선 DB

국내에서는 ‘맞수’ 관계인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협력하기로 ‘맞손’을 잡았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25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금융 그룹끼리 MOU를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그룹은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및 투자 과정에서 특정 지역에의 진출 쏠림 현상, 국외 네트워크의 현지화·대형화 추진 정체 등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위해 글로벌 부문에서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상호협력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두 그룹은 “세계적인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금융기관 간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상호 보완·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해 질적 성장·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두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 기회 발굴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또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두 그룹은 “과당경쟁을 하지 않고 상호협력을 통해 내실 있는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이루겠다는 선언인 만큼 의미가 크다”면서 “한국 금융산업의 혁신·성장을 양 그룹이 모범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은 “단순한 선의의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면서 “양 그룹이 세계적인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도 “양 그룹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김정태 회장과 조용병 회장은 과거 한 지점에서 일한 선·후배 사이로 유명하다. 지난 1988년 신한은행 영등포지점에서 김정태 회장은 당좌 담당 수석대리로 일했고, 조용병 회장은 외환 담당 대리였다.

두 사람은 1년여 함께 근무하면서 낮엔 손발을 맞추고 밤엔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지금도 사석에서 조용병 회장은 김정태 회장을 '형님'이라 부른다.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