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돼지를 키우고 싶습니다"...ASF 살처분 농가들, 재입식 허용 요구
by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우리는 다시 돼지를 키우고 싶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들이 다시 돼지를 키울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2019년 9월 16일부터 10월 9일까지 경기 파주·연천·김포, 인천 강화 등 4개 시·군 14개 농가에서 ASF가 발생했다. 이후 이 일대 261개 농가의 돼지 44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당국이 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들 농가의 돼지 재입식을 금지하면서 농가들은 양돈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해 10월 9일 이후 지금까지 사육돼지에서는 ASF가 1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등 방역 정책을 따른 선량한 농가들이 다시 돼지를 키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25일 주장했다.
양돈농가들은 “살처분 농가가 지금 당장 돼지를 재입식하더라도 14개월 이후에나 돼지를 출하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하루 빨리 돼지 재입식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농가들은 생계를 이어가기가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양돈농가들은 “살처분에 참여한 261개 농가 모두에 대해 당장 재입식을 허용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요구하는 방역수준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농가부터라도 우선 재입식을 추진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재입식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농가들은 재입식이 늦춰진다면 현실적인 생계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가들은 사육중단이 8개월 이상 길어지면서 농장이 가압류되거나 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농가가들은 “현재 지급되고 있는 생계안정자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 “소득안정자금 형태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가들은 또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멧돼지를 하루 빨리 구제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농가들은 “현재 당국이 취하고 있는 축산차량에 대한 농장 출입 통제 조치보다 시급한 것이 야생멧돼지를 소탕하는 것”이라면서 “광역 수렵장을 확대 개설해 전문 수렵인들이 멧돼지 소탕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