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아냐?" 중국서 난리난 삼성 스마트폰.. 범인은 윤달

음력 윤달 인식하지 못해, 무한 재부팅
삼성 "음력 사용하는 중국, 베트남에서만"

by

입력 2020.05.25 11:17 | 수정 2020.05.25 11:38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5/25/2020052501448_0.jpg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오류난 화면./웨이보 캡처

“스마트폰이 갑자기 다운되고 화면에 알지 못할 오류코드가 잔뜩 뜨는데, 단체 해킹 사건이라도 일어났나요?”

23일 새벽,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오류가 떴다는 이용자의 불만이 쇄도했다. 이용자들이 “한밤중에 갑자기 화면이 새까매지면서, 시스템이 끝없이 재부팅 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화면을 찍은 인증사진을 무더기로 업로드 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에 관련 검색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삼성’을 치면 ‘삼성 스마트폰 시스템 다운(三星手機系統崩潰)’이라는 연관검색어가 자동으로 완성되기도 했다.

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2005/25/2020052501448_1.jpg
중국 삼성전자 AS센터에 이용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웨이보 캡처

24일 중국경제망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이 같은 시스템 오류는 23일 자정을 넘긴 새벽부터 시작됐다. 갤럭시 S8, S9, S10, A60 등 삼성전자가 중국에 출시한 대부분 모델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중국 공식 웨이보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며 “현지 AS센터와 콜센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5일 웨이보에는 오전부터 오류가 난 갤럭시 스마트폰을 들고 삼성전자 오프라인 서비스 센터에서 줄을 서고 있는 이용자들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스템 오류, 알고보니 ‘윤달’ 때문

이 같은 대규모 시스템 오류는 왜 일어났을까. 삼성전자에 따르면 해당 오류는 올해 음력 달력에 있는 ‘윤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달은 음력에서 평년의 12개월보다 1개월 더 보태진 달로, 달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음력에서 생겨나는 오차를 교정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추가된 달을 뜻한다. 윤년인 올해의 경우 양력 4월 23일은 음력 4월 1일이었지만, 5월 23일 윤달이 시작되면서 음력상 다시 4월 1일로 돌아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추가로 생겨난 윤달을 삼성 스마트폰의 캘린더와 잠금화면에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업데이트를 해야한다.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기기에서는 23일 윤달이 시작됨과 동시에 음력 캘린더가 충돌을 일으키며 시간과 날짜를 표시해주는 스마트폰 잠금화면 시스템이 다운되는 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시스템 업데이트는 지난해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10’ 이후의 신제품에는 기본으로 적용돼 있으나, 이전 버전의 스마트폰에서는 별도의 업데이트가 필요했다”며 “2019년부터 이용자들에게 업데이트를 권장해왔다”고 설명했다.

◇윤달이 만든 오류, 중국과 베트남에서만 나타나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이번 오류는 중국과 베트남에서만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둘 다 음력 체계를 사용하는 국가들이다. 반대로 음력을 사용하지 않는 서구권이나 일본에서는 해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음력을 사용하는 한국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음력 달력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이 중국과 베트남에만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