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악어, 84세로 모스크바 동물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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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11:46 | 수정 2020.05.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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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14일 모스크바동물원에서 촬영된 새턴 악어./AP 연합뉴스

‘히틀러의 애완동물’로 알려졌던 악어가 84세로 러시아 모스크바동물원에서 지난 22일 숨졌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는 25일 “한때 독일 나치당 당수 아돌프 히틀러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악어 ‘새턴(토성)’이 22일 사망했다”고 전했다. 새턴은 1943년 11월 23일 연합군의 폭격을 피해 베를린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DW는 “3.5m 크기의 이 동물은 1946년 영국군이 발견할 때까지 전쟁 중에 스스로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누구도 새턴이 이 기간에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모른다”고 전했다.

이후 모스크바동물원으로 옮겨진 새턴은 여생을 평화롭게 보냈다. 조련사는 “그는 노환으로 죽었다”고 전했다. 동물원 측은 성명을 통해 “새턴은 길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며 “이례적으로 장수했다”고 밝혔다. 야생에서 악어의 평균 수명은 50년 정도다. 모스크바동물원은 트위터에 새턴의 영상과 함께 “74년 동안 새턴과 함께한 것은 영광”이라며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올렸다.

새턴은 1936년 미국에서 태어나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새턴이 히틀러 소유였다는 사실은 모스크바에 옮겨지고 나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동물원은 “즉시 새턴이 베를린 동물원이 아닌 히틀러의 수집목록에 있었다는 신화가 탄생했다”면서 “하지만 누구의 소유였든지 동물은 전쟁과 정치와는 상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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