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의 이중 잣대… 윤미향엔 "실수지?", 나눔의집엔 "의혹 밝혀라"
여연 '나눔의집' 각종 의혹에 투명하게 밝혀라 성명
정의연에 대해서는 '단순 회계 실수'
진중권 여성단체 저격 '어용단체 극성'
by 이해인 기자입력 2020.05.25 11:49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이 24일 ‘‘나눔의집’은 각종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고, 당국은 책임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비슷한 내용의 내부 고발인데도 불구하고 윤미향 당선인이 대표로 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해서는 세 차례에 걸쳐 옹호 입장문을 낸 것과는 다른 대응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여성단체들이 할머니 편에 서지는 않고 진상 파악도 전에 스크럼부터 짜고 집권여당의 당선자를 옹호한다‘고 비판했다.
여연은 25일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리고 최근 후원금 유용·횡령 의혹이 불거진 위안부피해자 할머니 거주 시설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향해 비판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할머니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후원금이 모금되었지만 할머니들을 위한 치료 복지 등에 쓰이지 않는다는 고발이 나왔다’며 ‘일련의 의혹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나눔의집 직원 7명이 19일 “나눔의집 법인은 할머니들을 내세워 막대한 후원금을 모집하고 있지만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한 입장이다.
여연의 이 같은 대응은 최근 문제가 불거진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는 후원금을 모금해놓고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제대로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었다.
여연은 지난 12일 낸 첫 성명에서 ‘국내 최초의 미투운동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와 시민사회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엉뚱한 성명을 내놨다. 이튿날인 13일에는 수요집회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정의연을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관련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자 여연은 14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의연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혹과 논란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크게 왜곡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입장문에서 여연은 ‘정의연 회계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부풀려져 있다’며 ‘일부 회계 처리 미숙이 확인되었을 뿐’이라고 문제를 축소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어용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34개 여성단체에서 진상도 파악하기 전에 일단 스크럼부터 짜고 집권여당의 당선자를 옹호한다”며 “어용단체, 어용매체들의 수고를 기리기 위해 '민주어용상'을 제정하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언제부터인가 다들 이상해졌다”며 “과거에도 어느정도 편파성은 있었지만 요즘은 아주 노골적으로 당파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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