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미켈슨에 설욕…톰 브래디는 온탕 냉탕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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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와 미국프로풋볼(NFL)의 전설적인 쿼터백 페이튼 매닝 조가 2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매치 : 챔피언스 포 채리티(The Match: Champions for Charity)’에서 필 미켈슨과 톰 브래디 조를 한 홀 차로 따돌리고 웃었다. 이번 자선경기를 통해 2000만 달러가 모금됐다. 우즈 트위터 제공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미국프로풋볼(NFL)의 전설적인 쿼터백 페이튼 매닝 조가 2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매치 : 챔피언스 포 채리티(The Match: Champions for Charity)’에서 필 미켈슨과 톰 브래디 조를 한 홀 차로 따돌리고 웃었다.

2018년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첫 ‘일대일 맞대결’ 이벤트에서 연장 접전 끝에 미켈슨에 졌던 우즈는 2년 만의 재대결에서 설욕했다.

NFL의 전설적인 쿼터백들인 매닝과 브래디가 가세하면서 두 종목의 레전드 대결로 치러진 이날 경기는 우즈·매닝 조가 초반 기선을 잡은 가운데 미켈슨·브래디 조가 후반 맹추격을 벌여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우즈-매닝 조는 파5 3번홀에서 우즈의 버디로 기선을 제압했다. 파3 4번홀에선 매닝이 7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업으로 달아났고, 6번홀까지 상대의 실수로 여유있게 따내 3업으로 앞서나갔다.

미켈슨-브래디 조는 브래디의 샷이 흔들리면서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브래디는 슈퍼볼 6회 우승을 차지한 미식축구 최고의 영웅이지만 골프장에선 달랐다. 티샷은 해저드로 향했고, 어프로치는 터무니없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브래디가 좀처럼 샷감을 찾지 못하자 소셜미디어도 달아올랐다. 농구 스타 찰스 바클리는 파3 4번홀에서 브래디가 온그린 시키면 5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브래디의 샷은 온그린과는 거리가 멀었다. 바클리는 “그린이 아니라 지구에 올리면 기부하겠다고 할 걸”이라는 유머를 날렸다.

브룩스 켑카도 전반 9홀에서 브래디가 파를 잡으면 1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가세했다.

그래도 NFL 전설답게 브래디도 한방이 있었다.

파5 7번홀에서 브래디가 페어웨이에서 친 4번째 샷이 그대로 백스핀을 먹고 홀에 빨려들어가 버디를 한 것이다. 우즈가 투온을 한 상태에서 홀을 또 내줄 뻔했지만 브래디의 샷버디로 가까스로 무승부를 일궈냈다. 브래디는 홀에 들어간 볼을 뺄 때 바지가 찢어져 있는 게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브래디가 고전한 반면 매닝은 선전했다. 몇 번의 실수도 있긴 했지만 4번홀에선 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갔다. 매닝은 골프 핸디캡이 6.4로 브래디(8.1)보다 낮다.

전반 9홀에서 한 홀도 따내지 못하고 3홀 차로 끌려가던 미켈슨·브래디 조는 각자 티샷을 한 뒤 더 좋은 위치에 떨어진 공을 택해 이후 같은 편의 두 명이 번갈아 샷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후반에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파4 11번홀에서 미켈슨이 원온을 시킨 것을 브래디가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이날의 첫 승리를 따낸 미켈슨·브래디 조는 14번홀에선 매닝이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한 홀 차까지 따라붙었다.

파3 16번홀에선 시애틀 시호크스의 쿼터백 러셀 윌슨이 티샷을 3.6m 안에 붙이면 10만명에게 식사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약을 했는데 매닝과 브래디, 미켈슨이 모두 3m 안에 붙였다. 윌슨은 30만명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할 판이다.

우즈·매닝 조는 16번홀과 17번홀, 18번홀을 모두 무승부로 지켜내며 한 홀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자선경기는 당초 목표액인 1000만 달러의 두 배인 2000만 달러(약 248억원)를 모금해 대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