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참전용사에게 '100만 텡게' 지급한 카자흐스탄

[주장] 우리는 '영웅'들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20년 5월 4일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은 역사적이고 뜻깊은 발표를 했다.

제75주년 '위대한 애국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맞이 카자흐스탄 중앙정부는 모든 생존 참전용사에게 100만 텡게(카자흐스탄 화폐단위, 한화 약 300만 원)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은 위대한 애국 전쟁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존경하고 대우합니다, 그들 모두는 영웅입니다, 우리는 전선에서 싸웠던 모든 이들에 대하여 기억할 것입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모든 참전 용사들의 명예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국가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구 소련국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위대한 애국전쟁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한 5월 9일을 승전기념일로 정해놨다. 사람들은 이날 하루 종일 추모탑 및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전사자를 기리는 거리행진에 참가한다. 또한 군사 퍼레이드, 전쟁 음식 체험, 전쟁영웅을 기리는 각종 공연 등을 즐기며 화려한 불꽃놀이로서 1945년 승전의 기쁨을 마무리한다.

특히 2020년 올해는 위대한 애국전쟁 승전 75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각 국가에서는 기념주화를 제작하는 등 대대적이고 다채로운 여러 행사를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사가 전격 취소됐다. 
   

  
카자흐스탄인 들에게 위대한 애국전쟁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위대한 애국전쟁 기간 동안 카자흐스탄인 120만 명(당시 전체 인구의 20%)이 남녀 구별 없이 전장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고국에 돌아온 이는 전쟁 참가자 중 2명 중 1명(약 60만 명)뿐이었다. 그들 중엔 고려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이렇게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는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카자흐스탄인들을 여러 전선 중에서 항상 가장 위험한 전선으로 집중배치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는 악몽이자 아픔 그 자체인 이 전쟁 및 아프카니스탄전 등에 참전한 용사들에게 카자흐스탄 정부는 그동안 아파트 제공, 교통수단 할인, 공공기관 우선 채용, 매월 연금 지급 등 혜택을 제공해왔다. 또한 그들이 자란 거리, 학교에는 명패나 흉상이 세워져 있다.

또한 기자가 참석했던 모든 카자흐스탄의 정부 및 지역 행사에 항상 그들은 항상 우선적으로 초청됐다. 그 행사의 주관자는 그들과 가족들을 직접 꼭 소개했고,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행사가 끝나면 참전용사들에게 실로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 그들과 같이 사진 촬영을 원하고 이야기를 듣기 원했다. 이러한 국가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의 자부심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승전기념일을 전후해서 카자흐스탄 국방부에서는 각 생존 참전용사의 집을 직접 방문했다. 그들은 군악을 연주하고 예를 다해서 인사를 드리고 훈장과 상장 그리고 100만 텡게를 지급했다.
 

 
2020년 6월. 올해도 또다시 호국보훈의 달이 다가왔다. 우리 중 누가 카자흐스탄인에게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너희보다 더 영웅들에게 잘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