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은 시장지배자일까 아닐까...공정위 TF 만든다

내년까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 만들기로

입력 2020.05.25 10:17 음식 배달앱 ‘배달의 민족’은 독과점 기업일까, 아닐까.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과 2·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 운영사인 독일업체 ‘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을 둘러싼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두 회사의 3개 앱이 배달앱 시장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어 합병될 경우 수수료 인상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한다. 반면 범위를 음식 배달 시장 전체로 확대하면 20조원 시장 중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밖에 안된다.

배달의 민족 같은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시장획정, 시장지배력, 경쟁제한성 판단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고 25일 밝혔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지난해 134조원에 달할만큼 급성장하고 있지만, 현재의 심사지침으로는 시장지배력이나 독과점 여부를 판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령 현재 ‘시장지배적 지위 심사기준’은 시장획정의 기준으로 ‘가격의 인상에 따라 구매자가 구매를 전환할 수 있는지’ 여부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플랫폼 사업자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배달의 민족은 음식점주)들에게 ‘무료’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현 기준으로는 판단이 어렵다.

또 온라인 플랫폼은 자사우대(플랫폼 사업자가 상·하방 시장에서 동시에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사서비스를 경쟁사업자의 서비스보다 우대하는 행위), 멀티호밍(Multi-Homing) 차단(자신의 고객이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하는 것을 막는 행위), 최혜국대우 요구(다른 판매경로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최소한 동일하거나 그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등 새로운 형태의 경쟁전략을 구사하면서 현 심사지침으로는 플랫폼의 행위를 제대로 식별하고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내년까지 플랫폼 분야에 적용되는 별도의 심사지침을 만들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을 민관 공동위원장으로 6명의 외부위원과 공정위 소관 국·과장이 참여한다. 6월과 11월에는 한국경쟁법학회 등과 공동으로 온라인 플랫폼 관련 심포지엄도 개최하고, 관련 연구용역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 심사지침이 마련되면 온라인 플랫폼 사건처리의 신속성과 엄밀성이 높아지고, 법집행 대한 시장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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