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이돌? '우주소녀'가 첫 로켓 발사한다

[사이언스카페]
영 버진오비트사가 개조한 747기 '우주소녀'
화요일 새벽 우주로켓 공중발사 첫 시험 나서
성공하면 소형 위성 발사 시장에 본격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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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09:11 | 수정 2020.05.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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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우주로켓 ‘런처원’의 공중 시험 발사 장면. 보잉747기의 날개에 매달려 이륙한 뒤 공중에서 발사된다. 실제로 우주로켓의 엔진을 공중에서 점화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시도된다./버진 오비트

‘우주 소녀(Cosmic Girl)’가 화요일 새벽(한국 시각) 우주로켓 시험발사에 나선다. 우주 소녀는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우주로켓 발사용으로 개조된 747기의 이름. 성공하면 소형 인공위성의 공중 발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영국 우주개발 업체인 버진 오비트는 25일 오후 1~3시(한국 시각 26일 오전 2~4시) 미국 모하비 우주항에서 첫 우주로켓 공중발사 시험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전에도 747기에서 우주로켓을 분리한 적이 있지만 로켓의 엔진을 실제로 점화하지는 않았다.

◇747기 타고 10㎞ 상공에서 우주로켓 점화

버진 오비트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관광업체 버진 갤럭틱에 이어 2017년 설립한 소형 위성 발사체 전문 기업이다. 버진 오비트는 지상에서 로켓을 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보잉의 대형 여객기(747-400모델)에 길이 17m·무게 26t의 우주로켓 ‘런처원(LauncherOne)’을 장착한 채 지상 10㎞ 상공에서 분리해 발사한다. 버진 오비트는 747 여객기를 개조해 예비 엔진을 장착하는 왼쪽 날개 안쪽에 로켓을 설치했다.

당초 버진 오비트는 24일과 25일을 발사 후보일로 잡았다. 23일까지 발사 준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했지만 회사는 24일 오전 트위터에 이날 발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버진 오비트는 “센서 오작동으로 발사를 취소했다”며 “25일 발사는 현재까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747기는 이날 모하비 우주항에서 이륙해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태평양으로 간다. 이후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고도 10㎞까지 상승해 런처원을 분리한다. 로켓은 몇 초 뒤 자체 엔진을 점화해 우주로 날아간다.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우주로켓은 자유낙하해 대기권과의 마찰열로 연소할 예정이다.

◇발사 비용 낮고 장소 구애 없어 소형위성에 적합

버진 오비트는 우주로켓이 최대 500㎏까지 화물을 우주로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소형 위성 발사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소형 위성은 100㎏ 이하의 실용 위성을 말하며 최근 컴퓨터나 센서 등 전자장비의 소형화로 과거 대형 위성에 못지않은 성능을 내고 있다. GPS(위성항법장치)·관측·통신 중계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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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처원 우주로켓과 보잉747기를 개보한 공중 로켓 발사기 '우주 소녀'./버진 오비트

그만큼 소형 위성 발사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버진 오비트는 스페이스X나 뉴질랜드에서 소형 위성 발사에 성공한 로켓랩 등 경쟁자보다 소형 위성 발사에 여러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저렴한 발사 비용이다. 지상 발사 방식보다 수십분의 1 정도로 저렴하다고 알려졌다.

발사 장소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747기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켓 발사장이 없어도 공항만 있으면 위성 발사에 문제가 없다고 회사는 밝혔다. 심지어 번개가 치는 악천후에도 구름 위로 상승해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자들은 가격에서 밀리고 사업 바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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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항공기 스트라토론치가 2019년 4월 13일 모하비 우주시험장에서 첫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원래 소형위성 공중 발사를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극초음속기 시험용으로 사업을 바꿨다./스트라토론치 시스템

버진 오비트 외에도 위성 공중 발사에 나선 업체들이 있다. 미국 방산업체 노스럽 그루먼의 계열사인 오비털 사이언스는 위성 공중 발사용 로켓 ‘페가수스’를 개발해 1990년에 첫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이온층 관측용 인공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발사비용이 기대만큼 저렴하지 않아 고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가수수의 발사 비용은 런처원의 몇 배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폴 앨런이 2011년 세운 스트라토론치 시스템은 버진 오비트보다 더 큰 항공기로 위성 공중 발사를 시도했다. 이 업체는 대형 항공기 두 대를 이어붙여 스트라토론치를 개발해 지난해 4월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위성 공중 발사 사업은 창업자 폴 앨런이 2018년 사망하고 지난해 회사가 매각되면서 불투명해졌다. 스트라토론치사는 지난달 극초음속 항공기 시험을 새로운 사업으로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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