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中 코로나19 사례정의 변경…상황 낙관 일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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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환자→환자 재분류…검사 한계·관리 강화 차원"
"후베이성 환자 통제 어려운듯…위험도 재평가 고려"
"춘절 후 중국 입국자 예의주시…1주 정도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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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2.14.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이기상 기자 = 지난 13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하루만에 1만명 넘게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하루만에 발생한 신규환자는 아니다"라고 14일 밝혔다.

대신 중국 방역 당국의 사례정의 변경 이유로 중국 내 코로나19 검사 한계를 고려해 관리 강화 차원에서 실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13일 분류기준이 바뀐 이후 1만3000여명의 환자가 당일 생긴 신규환자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누적된 환자들에 새로운 사례 분류를 적용해 의심 환자에서 임상진단환자로 분류하고 신규환자 범주로 발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현재 '후베이성'과 '그 외 지역'으로 구분해 두 가지의 사례정의를 쓰고 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환자에 대해선 발열과 호흡기 증상, 폐렴이 있는 경우에 의심환자로 구분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후베이성에서 나온 환자 중 영상 검사에서 폐렴 소견을 보이는 환자는 '임상진단환자'라는 새로운 분류를 만들어 지난 13일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했다. 폐렴 소견이 없으면 발열과 호흡기, 혈액 소견에서 림프부 감소 등 소견을 보일 경우에 의심환자로 분류한다. 이는 경증 환자까지도 의심 환자로 보는 것이다.

바뀐 사례정의에 따라 중국 당국은 13일 임상진단환자를 1만3332명으로 발표했다. 14일 발표엔 4823명의 신규환자가 나왔는데, 이 중 3095명이 임상진단환자로 분류됐다.

정 본부장은 "후베이성 사례 분류에 의하면 PCR(유전자) 검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임상적으로 폐렴이 확인된 환자는 임상진단환자로 분류해서 13일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했다"라면서 "임상진단환자인 경우 검사를 광범위하게 하기 때문에 확진으로 분류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판단상 검사를 몇천 명씩 할 수는 없으니 의심 환자로 관리하고 있던 것을 다시 환자로 재분류해 치료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라며 "검사 한계와 관리 강화 차원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방역당국의 사례정의 변경에 따른 환자 수 급증에 대해 중국 정부와 접촉해 확인을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통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시 상세한 정보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정 본부장은 "중국 CDC(중앙방역대책본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재분류한 게 맞다고 한다"라며 "임상진단환자로 분류된 1만3000여명은 유전자 검사 없이 임상진단으로만 확인한 것이라고 통보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통보가 제한적이기는 하다"라면서 "그동안 누적된 환자들에 대한 재분류가 진행되고 있지 않나 추정하고, 어느 정도 누적된 환자를 분류했는지 상세한 정보를 요청해 분류하겠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환자 통계 분류에도 정리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발생 추이에 대해서도 낙관하거나 분명한 예측을 내놓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것을 보면 아직 유전자 검사로 확인된 경우만 통계로 잡고, 임상진단환자를 통계로 잡고 있지 않아 통계 분류는 좀 더 정리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면서 "그동안 유전자 검사로 확인된 사례만 공식 통계로 판단해 (중국 내 환자 발생이) 감소 추세에 있던 것으로 모니터링했다"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임상진단환자까지 포함하면 신규 환자가 4000명이 넘는다"라면서 "통제되고 있는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도 환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 동향을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 오전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 겸 보건복지부 차관의 발언과도 비슷하다. 김 부본부장은 중수본 정례브리핑에서 "(후베이성 사례정의를)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도 적용할 경우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날 것이냐란 질문에 대해) 답변이 어렵다"라면서 "섣부른 예측이나 의견 개진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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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2.14. ppkjm@newsis.com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의 통계 분류 정리를 비롯해 질병 발생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국의 위험도를 다시 평가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후베이성 전체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하고 있고, 법무부도 499명이 입국 금지됐다고 말했다"면서 "(후베이성에서의) 추가적 유입이 차단된 상태로 이 사례가 더 늘어남으로써 위험이 더 커졌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례정의 변경으로) 검사가 진행되지 않고 의심 환자에서 가능성 높은 임상진단환자로 분류해 관리하는 것이면 후베이성 환자 발생 상황이 아직 통제되기 어렵다고 본다"라면서 "이에 따른 중국에 대한 위험도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10일 이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춘절 연휴 이후 이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춘절 이후 10일부터 경증이나 감염 인구들이 새롭게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1주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인다"라면서 "춘절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유학생·체류자 등 중국 유입 인구수가 상당히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증일 때 바이러스를 많이 배출해 전염력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을 고려해 계속 환자에 대한 조기발견 검사 등 대응 강화가 필요하다"라면서 "아직 안정세다, 종료됐다 등으로 전망하기 어렵고, 경증 환자로 인한 전파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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