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소년의 "이 풍진 세상…" 전국을 울렸다
암 투병 할아버지 여읜 정동원, 슬피 부른 '희망가'에 객석 감동
TV조선 '미스터 트롯' 팀별 미션 시청률 28.06%로 또 기록 경신
by 조선일보 신동흔 기자입력 2020.02.15 01:46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13일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 트롯' 본선 3차전은 앳된 얼굴의 열세 살 소년이 세상 초연한 듯 부른 '희망가'로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최근 할아버지를 여의고 무대에 오른 정동원(13). 부모가 헤어져 조부모 손에 자란 정동원은 할아버지에게 노래와 악기를 배웠고, 전국에서 열리는 경연대회도 할아버지 손을 잡고 나갔다. '저 나이에 인생의 한(恨)을 알까' 싶지만, 슬픔에 젖은 아이의 천진한 노래는 방청객은 물론 무대를 지켜본 전국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시청률도 화답했다. 정동원이 이찬원(24), 김호중(30), 고재근(43)과 팀을 이뤄 참가한 '미스터 트롯' 7회 차 방송은 이날 시청률 28.06%(닐슨코리아·전국·유료가구 기준)를 찍으며, 지난주 기록한 종편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모두 스무 명이 남은 '미스터 트롯'은 준결승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본선 마지막 고비만 남겨둔 상태. 팀별 미션을 치르는 5팀 중 하나인 정동원 팀은 10대부터 40대까지 세대별로 한 명씩 포진해 있어 팀명을 '패밀리가 떴다'로 정했다. 팀 미션을 준비하는 동안 암 투병 중이던 할아버지의 부고(訃告)를 들은 동원에게 이들은 '가족'이 돼줬다. 멀리 경남 하동의 빈소를 찾아 "삼촌들 왔을 때 좀 챙겨 먹으라"며 동원을 위로하는 모습이 감동을 안겼다.
'백세 인생' '청춘' '고장 난 벽시계' '희망가'로 이어진 '정동원 패밀리'의 경연곡 레퍼토리는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동원이 홀로 부른 '청춘'은 할아버지의 애창곡이었다.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으로 노래가 시작될 때 객석은 숨죽였다. "가사가 할아버지가 남긴 편지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패밀리가 떴다' 팀이 공연하는 동안 시청률은 29%를 넘나들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장윤정 마스터가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마음이 많이 무너졌을 텐데, 많은 분이 동원이를 사랑하고 있으니 그 마음을 대중의 사랑으로 채웠으면 한다"고 하는 장면에선 29.8%까지 치솟았다. 김준수 마스터는 "노래 면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미스터 트롯'은 이미 신드롬이 됐다. 대국민 응원 투표는 하루 평균 85만건씩 이뤄지고 있다. 누적 투표 수는 1500만표를 돌파했고, 방청 신청자는 4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방송에는 '패밀리가 떴다' 외에 '뽕다발'(임영웅·황윤성·강태관·류지광), '사형제'(영탁·김수찬·남승민·안성훈), '사랑과 정열'(나태주·김희재·신인선·이대원), '트롯신사단'(장민호·노지훈·김중연·김경민)이 나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마스터 평가 점수만 공개된 이날 방송분까지 순위는, 한 달간 온몸에 멍이 들어가며 '봉체조'를 연습해 남성미 넘치는 무대를 선보인 '사랑과 정열'과 '패밀리가 떴다' 팀이 976점(1000점 만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방청객 500명이 1인당 1000원(0.1점)~1만원(1점)을 기부하면 이를 점수로 환산하는 관객 점수, 각 팀 대표가 격돌하는 '에이스 대결'을 합산해 준결승 진출자를 가리기 때문에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TV조선 '미스터 트롯'은 매주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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