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논란’ KLM 항공 “가볍지 않은 실수” 사과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항공이 코로나 19와 관련해 기내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이를 한글로만 안내한 것에 대해서 공식 사과했습니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오늘(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내문을 영어로 함께 적는 것을 깜빡한 승무원 개인의 실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사과했습니다.
글래스 사장은 먼저 KLM 여객기 화장실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이 한글로만 공지된 것과 관련해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KLM의 정해진 정책이 아니며, 한국어로만 안내문을 적은 것 또한 승무원의 독자적인 조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승무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되면서 한국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KLM은 전 세계 자사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알릴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인천에서 출발·도착하는 항공편 운항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에서 이번 문제를 다시 강조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글래스 사장은 또 "해당 문제는 KLM 본사 임원진에게 바로 보고되었으며, 내부적으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며 "해당 항공편에 타고 있던 승무원 10명은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대로 기내 운영을 총괄하는 부사장과 심도 있는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문정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영업 상무,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등 국내외 경영진 4명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 김 모 씨는 화장실 문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이 한글로만 쓰여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김 씨가 안내문 사진을 찍고 승무원에게 "왜 영어는 없고 한국어로만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부 사무장은 "잠재 신종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하며 도리어 사진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해당 항공편은 총 320석 규모에 한국인 135명과 외국인 142명 등 총 277명의 승객이 탑승한 상태였으며, 김 씨는 SNS에 이 같은 사실을 올리고 KLM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2일 국토교통부도 "KLM 항공에 차별적 조치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우리 국민이 외항사의 항공기 내에서 차별적 조치를 당하는 등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운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