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 맞은 정세균 총리, ‘코로나19’와 사투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임명장을 받아들기 전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한 ‘경제’를 잡겠다고 다짐했던 정 총리는 일단 ‘코로나 총리’로 잠시 변신해 내각을 지휘하고 있다. 취임 6일 만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정 총리는 감염병 퇴치에 온 힘을 쏟는 모습이다.
정 총리의 취임 한 달간 행보는 온통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돼 있다. 정 총리는 이날 현재까지 코로나19 대책회의를 모두 6번(중수본회의 4회·확대 중수본회의 2회) 주재했다. 관련 현장에는 11번(1월 24일 인천공항 현장점검·2월 13일 경기 이천시 국방어학원 방문 등) 방문하며 코로나19 대응의 전면에 나섰다.
이러한 정 총리의 행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총리’로서 힘을 실어준 영향도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 정 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국무총리 중심으로 내각의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당부했다. 이후 중국 우한 교민 이송을 위한 전세기 파견과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금지 등 정부의 굵직한 조처들은 모두 정 총리의 입을 통해 발표됐다.
악화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정 총리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을 향해 “직원들과 함께 재래시장이나 인근식당, 동네가게 등에 들러서 소비 진작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 자신도 회의 당일,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 및 직원들과 깜짝 오찬을 하며 솔선수범에 나섰다.
정 총리의 ‘코로나 리더십’은 전임 이낙연 전 총리가 보여준 리더십과 직접 비교될 전망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강원 고성 산불과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당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며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 총리가 대권주자 1위를 굳히게 된 계기가 됐던 일련의 일들이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정 총리 특유의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이 국민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우한 교민 수송 과정에서 유증상자 탑승·이송 방법 등을 놓고 노출됐던 미숙한 대응의 수습과 교민 격리 시설 지정에서의 갈등 해소 등은 6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지낸 경륜이 그대로 녹아있다는 평가다.
정 총리는 취임 한 달이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째 발생하지 않으며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이는 이날 차관급인 신임 총리 비서실장에 김성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식 임명한다. 비서실장 외 3실장인 공보실장·정무실장·민정실장도 이 달 내에 임명 절차를 끝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는 총리실 분위기 쇄신과 업무 능력을 강화시키는 핵심 인사다. 이를 계기로 정 총리는 자신이 약속한 경제활성화와 사회통합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7월 발족 예정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위해 국무총리 산하 공수처 설립준비단을 직접 챙기는 등 사법개혁 행보에도 바짝 고삐를 당길 전망이다.
안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