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조현오 징역 2년 법정 구속

1심 “국가 조직 동원…엄벌 필요”
서천호 전 부산청장은 집유 선고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을 동원해 ‘댓글공작’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65·사진)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강성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청장 재임 중 여론대응팀을 조직해 본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하위 경찰에게 신분을 밝히지 않고 일반인처럼 가장해 인터넷에서 정부·경찰에 우호적인 댓글을 게재하게 하는 등 여론 대응을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국민에 의한 자유로운 여론 형성·의사 표현을 저해하고,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려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국가의 공적인 조직을 이용한 범행으로 인해 지출된 국가 비용도 상당하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전국 보안사이버요원과 서울경찰청·일선 경찰서 정보과 사이버 담당, 온라인 홍보담당 등 휘하 조직 1500여명을 동원해 여론 조작을 하게 한 혐의로 2018년 10월 구속 기소됐다. 조 전 청장 지시로 구성된 비공식 댓글조직 ‘스폴팀’(Seoul Police Opinion Leader) 등은 천안함 사건, 구제역 사태, 반값 등록금,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정부 우호적 댓글·트위터 글 수만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조 전 청장은 다시 구속됐다. 조 전 청장은 선고 후 “당시 수많은 폭력 시위로 공공의 안녕과 질서가 위협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경찰들이 이 사안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 지시에 따라 부하 직원들이 그런 대응을 했다”며 “제가 유죄를 선고받음으로써 부하 직원들까지도 유죄 선고를 받을 상황에 처한 게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조 전 청장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재판부는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당시 부산경찰청장)에게 ‘댓글공작’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