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발언' 파문 식당 사장 "우린 기분 좋았는데 선의 왜곡"

"손님 적어 편하시겠네", 사장 아닌 종업원에게 한 말
사장 임모씨 "난데없이 매장과 총리 구설 올라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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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명물거리를 방문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과 함께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2020.2.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날 서울 신촌 명물거리 한 식당에 들러 종업원에게 "요새는 손님이 적어 편하겠네"라고 한 말을 두고 논란이 확대되자 해당 식당 사장이 개인 SNS 계정에 "선의가 왜곡됐다"고 글을 올렸다. 매출이 줄어 걱정하는 소상공인을 배려하지 못한 '약 올리기'가 아니라 안면이 있는 사람과 만나 반가운 마음에 나눈 대화였다는 것이다.

정 총리가 방문한 신촌 식당 사장 오모씨는 14일 개인 페이스북에 "기사의 내용 중 사실이 왜곡돼 국민에게 엉뚱한 오해를 낳게 하고 있다"고 적었다. 

오씨는 "기사에 언급된 상인은 제가 아니라 저희 매장에서 일하는 이모님이었다"며 "격려를 받은 저나 저희 직원분이나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는데 난데없이 저희 매장과 총리께서 구설에 오르내리니 당혹스럽습다"고 했다.

앞서 정 총리는 13일 날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찾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방문해 격려했는데, 이중 상인들과 나눈 대화 일부가 논란이 됐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영상에서 정 총리는 "요새는 좀 손님들이 적으시니까 편하시겠네"라고 했고, 상대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 상대가 식당 사장으로 알려지면서 '소상공인은 매출이 줄어 속이 타는데 총리가 약을 올리냐'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는 13일 당시 음식점에서 일하는, 안면이 있던 60대 여성 종업원 임모씨에게 반갑다며 하신 말씀"이라며 "일부 정당과 언론에서 주장하듯 해당 음식점 사장에게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임모씨가 정 총리를 기억하고 있다고 하니, 총리도 반가워하면서 육체노동이 힘드실 테니 위로하면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임모씨는 정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은 언론을 향해 "저에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사실확인 하나만 했어도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라는 발언의 취지가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근무강도가 약해져서 편하겠다는, 노동자 입장에서 일상적인 내용이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들과 민생경제를 살리시려 현장방문을 하신 총리님의 일거수일투족이 왜곡돼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야당에서는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리 농담이라 하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이라며 "얼마나 많은 국민과 서민이 힘들어하는지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런 무개념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분별력을 상실했는가. 민생 경제와 서민의 생업을 걷어차는 망발이 개탄스럽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절망적 현실을 한낱 말장난거리로 생각한 모양"이라고 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