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가장 창의적인 나라의 지속 가능 공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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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메이커스
김정빈·어반트랜스포머 지음
픽셀하우스 | 160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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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을 두 번 방문했다. 첫번째는 기차로, 두번째는 비행기로. 기차로는 잘 몰랐지만, 하늘에서 본 암스테르담 주변 광경은 놀라웠다. 도시 주변 대부분이 바다 혹은 강과 인접한 시커먼 습지였다. 습지를 이용 가능한 땅으로 만드는 기법을 ‘폴더(Polder)’라고 하는데, 네덜란드 국토 절반가량이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땅이다. 국토의 면적과 인구도 한국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네덜란드. 그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5만3000달러에 달한다. <플레이스메이커스>는 가장 창의적인 나라로 꼽히는 비결을 도시재생을 통해 들여다보는 책이다.

플레이스메이킹. 우리말로는 장소 만들기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소 만들기를 이같이 규정한다.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사람들의 교류가 일어나고 경제적인 순환과 건강한 삶을 함께 담아내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역동적 과정의 연속.’ 이벤트성이 아닌 꾸준히 유지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암스테르담·아른험·로테르담 지역의 7개 장소가 만들어진 과정과 이를 진행한 사람들 이야기를 살펴본다. 성공적인 장소 만들기의 핵심은 상향식, 보텀-업(bottom-up) 움직임에 있음을 밝혀낸다. 정부 정책에 앞서 몇몇 사람들 의지로 공통의 의견을 모으고, 사업 환경을 만든 뒤 마지막에 공공의 지원과 제도를 이끌어내는 식이다. 저자는 “건축가들의 혁신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간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개방성과 용기, 그리고 다름을 수용하는 관용의 문화야말로 오늘의 네덜란드를 있게 만든 근본적 가치”라고 말한다.